얼마전까지 사업자간 공조체제를 통해 업계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왔던 무선호출업계에 독자노선을 천명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독자노선을 선언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사업자는 지역별로 서비스 사업권을 분할하고 있는 015 무선호출사업자들.
이들은 지역별로 각기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광역무선호출서비스가 도입되던 지난 95년말부터 릴레이식 공조를 단단히 해왔다.
그러나 IMF 경기침체로 사업자별 재정편차가 심해지고 정보호출서비스나 양방향 무선호출서비스 등 첨단 서비스들이 잇따라 선보이면서 그간의 공조체제에서 벗어나 점차 독자노선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015 무선호출사업자 중 가장 먼저 독자노선을 선언한 곳은 나래이동통신(대표 이홍선). 나래는 지난해말 주력 서비스를 기존 숫자에서 문자 및 정보호출로 전환하면서 과감히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정보호출서비스의 기본사항에 대해서는 015사업자가 공동으로 준비했지만 사업자별 입장과 일정이 너무 달라 업무 추진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주위의 따가운 질시를 뒤로 한 채 나래이통은 지난해 11월 사업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정보호출서비스 「엔조이」의 상용화에 돌입, 지난 3월말 현재 5만여 문자호출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나래에 이어 독자노선 선언을 준비중인 사업자는 서울이동통신(대표 이봉훈)이다.
이 회사는 정보호출은 다른 수도권 사업자들과 공조를 표방하지만 양방향 서비스는 부득불 독자노선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이통은 지난 2년간 10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투입, 양방향 서비스를 준비해왔으며 이미 거의 모든 작업이 완료된 상태라 이제와서 다른 사업자와 보조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이통측은 서비스 도입을 검토중인 다른 사업자들과 달리 서비스 및 장비면에서 거의 모든 작업을 마쳤으며 단말기 또한 개발이 끝나 제조사로의 기술이식만이 남아있다.
서울이통이 양방향 서비스에서 독자노선을 취할 경우 그동안 수도권사업자로서 연결고리를 다져왔던 해피텔레콤과 SK텔레콤 또한 공조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여 무선호출업계의 독자노선 바람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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