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국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시장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정부는 최근 자국 내에서 CDMA시장의 개방·확대를 시사하는 한편 통신부문에서 외국인 소유한도를 최대 35%까지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스웨덴 에릭슨과 미국 퀄컴이 CDMA 기술특허권 분쟁을 전격 타결함에 따라 중국의 CDMA시장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주룽지 총리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데일리 미 상무장관에게 중국이 CDMA방식의 이동전화기술 도입에 나설 계획임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데일리 장관은 『주룽지 총리가 CDMA 도입이 중국 통신업계의 기술향상에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요 통신사 기자들에게 전했다.
현직 중국총리로서는 15년만에 미국을 방문하는 주룽지 총리는 오는 8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CDMA 관련협상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분석은 중국이 지난 13년간 추진해왔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마무리하기 위해 통신분야에서 CDMA기술 도입 및 확대를 히든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보인다.
중국이 유럽표준이동전화(GSM)와 시분할다중접속(TDMA)방식에 비해 CDMA기술을 선호하는 것은 GSM과 TDMA가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기술을 독점하면서 개발이 완료된 상태여서 핵심기술 확보가 여의치 않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 기술종속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CDMA는 최근 한국 등 아시아 및 일부 미국지역에서 급성장하고 있어 이 기술 도입으로 중국 통신업체의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중국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정부는 베이징·상하이·광저우·시안 등 4개의 주요 도시에 한해 허용하고 있는 외국 CDMA업체의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CDMA방식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국의 「차이나 유니컴」은 내년까지 1000만 CDMA가입자를 확보하는 한편 앞으로 5년 이내에 가입자를 4000만명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CDMA 관련시장은 연간 1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루슨트 테크놀로지스·노텔 네트웍스·삼성전자·에릭슨·모토롤러·퀄컴 등 CDMA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이 중국시장 공략을 준비중이다.
CDMA기반의 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노텔과 루슨트는 중국 통신서비스사업자에 CDMA장비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의 주요 도시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GSM으로 중국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에릭슨은 최근 중국정부가 CDMA방식 확대 움직임에 내심 우려했으나 지난주 퀄컴과의 CDMA 분쟁이 전격 타결됨에 따라 중국의 CDMA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에릭슨은 지난해 중국시장의 매출액이 미국시장을 앞섰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중국시장을 경쟁사에 내줄 수 없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에릭슨은 CDMA기반의 통신장비와 이동전화단말기 확보를 준비중에 있다.
아날로그 이동전화단말기로 중국 이동전화시장을 제패한 바 있는 모토롤러는 중국의 CDMA방식 도입 추진으로 경쟁사인 에릭슨과 노키아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관한 마케팅 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노키아는 중국의 이동전화가입자를 위해 한자를 지원하는 이동전화단말기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고 퀄컴은 이미 차이나 유니컴과 CDMA장비 수주에 관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전자·LG정보통신 등 한국 통신업체들도 대중국 CDMA장비 및 단말기 시장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스프린트와 캐나다의 벨캐나다 등 통신사업자들도 외국인 투자지분 한도가 35%로 상향 조정될 경우 중국 통신사업자에 직접 투자하거나 또는 이들이 현재 자국에서 제공하고 있는 CDMA기반의 PCS기술을 중국 통신서비스업체에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중국 CDMA 시장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10억명이 넘는 엄청난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서 앞으로 CDMA업체들간의 백가쟁명을 겨루는 CDMA의 춘추전국시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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