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에어컨 공급부족현상 발생 가능

 국내 에어컨 시장이 침체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 여름에는 에어컨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는 국내 에어컨 업체들의 예약판매는 물론 최근 실시하고 있는 할인판촉 활동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이 지난해보다도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 내수용 에어컨 생산을 크게 줄여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기상청에서 올 여름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건설경기가 되살아나고 있어 예약판매 때와는 달리 한여름 성수기에는 에어컨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에어컨 업체들은 이같은 기상청의 예측보다는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예약판매 기간중에 밀어내기를 자제했고 에어컨 전문점들도 재고관리를 철저히 해왔기 때문에 현재 남아있는 유통재고가 별로 없다는 점을 들어 올 여름 에어컨 품귀현상이 예상되는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지난해 예약판매 기간에는 연초에 특소세가 인상됐음에도 인상이전 가격을 적용해 주면서 가격차를 노린 유통점들이 예약판매물량을 크게 부풀려 주문해 놓고 성수기 때까지 판매했기 때문에 정작 성수기에 접어들어서는 공급량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으나 올해는 예약판매 실적이 극히 저조했기 때문에 성수기 공급물량이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특히 LG전자·삼성전자·만도기계·대우캐리어 등 관련업체 대부분이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어서 에어컨 수요가 확실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는 이상 추가생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해는 에어컨 수요를 촉발할 수 있는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은 실정이어서 이같은 전망대로 올 여름에 에어컨 품귀현상이 빚어질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업계 관계자들 가운데는 『소비자들이 올해 에어컨이 없어서 못사는 사태가 발생해야 내년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오히려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반기는 이도 적지 않아 에어컨 업체들은 이미 올해를 내년시장을 겨냥한 포석의 시기로 여기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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