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이동전화기를 비롯한 첨단 이동통신기기용 기판으로 채택되고 있는 빌드업 기판 사업에 경쟁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이 기판 생산의 필수 생산장비인 레이저드릴 보유 여부도 관심의 대상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빌드업 기판 선발업체로 나서고 있는 삼성전기·대덕전자에 이어 국내 주요 PCB업체들이 빌드업 기판 사업에 참여하거나 참여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앞으로 빌드업 기판 생산에 필수 장비인 레이저드릴 보유 여부가 시장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척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전화기·노트북PC 등 적기개발·양산(Time To Market)적 성격이 강한 첨단 이동통신기기 제품에 주로 채택되고 있는 빌드업 기판의 경우 개발능력과 더불어 안정된 양산체제 구축 여부가 세트업체의 물량발주 판단근거로 작용하기 때문에 레이저드릴 보유 대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COEX에서 열린 「일렉트로닉 위크99」에 레이저드릴을 출품한 일본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PCB업체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레이저드릴은 총 36대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는 것.
이를 업체별로 보면 빌드업 기판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들여놓은 삼성전기가 일본 히타치의 CO₂드릴 10대를 포함해 미국 ESI사의 야그드릴 10대 등 총 20대의 레이저드릴을 보유하고 있고 대덕전자는 일본 스미토모의 CO₂드릴 4대와 일본 히타치의 CO₂드릴 2대 등 6대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일본 드릴업계의 분석이다.
또 올 하반기부터 빌드업 기판 생산에 나설 코리아써키트의 경우 일본 히타치의 CO₂드릴 4대와 미국 ESI사의 야그드릴 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야그드릴 2대는 미국 현지생산법인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게 코리아써키트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빌드업 기판 생산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LG전자가 일본 스미토모 CO₂드릴 1대를 연구개발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PCB용 드릴가공 전문업체인 삼화산업이 일본 히타치의 CO₂드릴 1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드릴업계의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 PCB업체들은 빌드업 기판 시장규모가 협소하다는 판단아래 레이저드릴 확보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앞으로 한국은 빌드업 기판 생산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져 레이저드릴 수요가 대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빌드업 기판 원조국인 일본의 경우 300대 정도의 레이저드릴이 보급됐으며 매년 100여대 정도씩 드릴 보유 대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한국도 조만간 수십여대 정도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통상 레이저드릴 1대가 월 1000㎡ 정도의 빌드업 기판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한국에서 올해 안에 10∼20대의 레이저드릴 신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일본 드릴업계의 판단이다.
이는 이동전화기의 수출이 활기를 띠고 노트북PC·PDA·캠코더 등에 빌드업 기판의 탑재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수전자·심텍·서광전자·동아정밀·기주산업·동양물산·대방 등 중견 PCB업체들도 이 사업 분야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올해 빌드업 기판용 레이저드릴 확보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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