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에 달했으며 이는 대부분 하이테크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국내기업이 미국시장에 진출할 때도 급속한 성장분야가 아니면 자본투자 유치가 어려워 시장잠재성에 대한 사전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해외지원센터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자료를 인용, 분석한 「미국의 벤처캐피털 투자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벤처캐피털업계는 지난 한해 동안 2856개 업체에 총 142억6610만달러를 투자, 투자금액이 전년대비 24% 증가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의 74%가 하이테크분야의 기업으로, 그 비율이 전년대비 6% 증가해 갈수록 벤처투자가 하이테크분야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또 기업당 평균투자금액도 전년대비 16% 증가한 500만달러로 투자규모가 대형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별로 보면 지난 한해 동안 투입된 벤처자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5억5000만달러가 소프트웨어(SW) 및 정보기술(IT)분야에 투자됐다. 이는 전년대비 무려 57% 증가한 것으로 SW산업이 최대 투자대상으로 부상했음을 알 수 있다. SW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인터넷 열풍에 따라 인터넷관련 요소기술 및 전자상거래, 정보서비스분야에 대한 투자가 크게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또 미국 벤처캐피털회사들은 지난해 28개의 인터넷관련 회사의 주식을 상장시켜 13억달러를 조성했다. 관련업체들의 인수합병도 97년 209건에서 지난해에는 257건으로 늘고 거래금액도 같은 기간에 2배 이상 늘어난 120억달러에 달했다.
인터넷 사용자가 늘면서 발생하는 데이터통신 수요증가에 대비하는 통신인프라 기술에 대한 투자도 큰 폭으로 증가해 97년 29억9000만달러에서 98년에는 3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와함께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업체에 대한 투자도 29% 증가한 1억7000만달러에 달했고 특히 네트워킹 및 통신용 반도체 개발업체에 대한 투자는 34%나 늘었다. 반면 시장이 성숙단계에 있는 컴퓨터 하드웨어나 주변기기, 투자회수기간이 긴 생명공학분야에 대한 투자는 감소했고 의료 및 계측기기분야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첨단기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지역에 대한 투자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고 메사추세츠와 텍사스, 뉴욕, 콜로라도 등의 순을 나타냈다.
한편 해외소프트웨어지원센터는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미국내에서 직접 투자를 받는 일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지 벤처캐피털의 선호에 맞도록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시장잠재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급성장하는 분야에 사업을 집중해야 한다. 그런 분야가 아니면 자본투자나 인재영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또 독자적인 기술보다는 비즈니스모델을 차별화하는 것이 훨씬 가능성이 있으며 제품개발을 추진함과 동시에 영업·마케팅 및 브랜드 구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벤처캐피털회사들이 벤처기업의 경쟁우위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우수한 인력으로 삼고 있어 투자단계에서 우수한 인력의 경영진을 완벽히 갖춘 회사를 선호하고 있어 창업단계에서부터 기업의 틀을 완벽히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해외소프트웨어지원센터의 장민호 부장은 또 『벤처캐피털이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성공을 위해 회사경영에 적극 참여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두터운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투자회사와 손을 잡는 것이 조기성공에 유리하며 이를 위해서는 창업투자회사의 투자동향이나 소속 파트너의 경력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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