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과학기술부와 통폐합이 추진되던 2차 정부 조직개편안이 백지화되면서 한숨을 돌렸던 정통부가 이번에는 조직축소 압력이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정통부는 부처 자체가 해체되는 「비운」은 일단 면하게 됐지만 최근 행정자치부로부터 기존 3실체제를 2실체제로 축소 개편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의 이같은 요구는 어찌보면 간단한 것이지만 정통부 입장에서 보면 매우 심각한 문제다.
기획관리실·정책실·정보화기획실로 구성돼 있는 기존 3실 가운데 1개실을 국급으로 축소한다면 1급 실장 자리가 하나 없어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기에 소속된 2∼3급 국장급 보직은 물론 과들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무원 사회에서 보직이 없어지거나 줄어든다는 것은 민간기업의 구조조정보다 충격이 더욱 크다. 더욱이 이번에는 여러가지 사정상 실시시기가 불투명해졌지만 주요 보직의 30%를 민간인에게 개방한다는 정권 상층부의 의지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정통부로서는 실 1개를 없애고 이 제도까지 도입된다면 「따귀빼고 고기 뺀」 상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정통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행자부가 겨냥한 곳이 정책실이냐 정보화기획실이냐를 떠나서 국민의 정부 출범시에도 심의관 및 과장 자리를 축소조정, 인력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판에 이번에는 더 큰 악재를 만났다는 것이다.
정통부의 공식입장은 『행자부의 요구를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식정보사회를 이끌어야 할 정통부가 산업 및 사회 흐름을 제대로 수용하기 위해 부분적으로는 현재의 기능을 더욱 확대, 강화시켜도 모자랄 판에 거꾸로 줄이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보통신산업이 국가 중추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산업관련 기능을 더욱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남궁석 장관은 최근 국회 보고를 통해 지식정보사회의 핵인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및 지원을 위해 정책실 내에 소프트웨어심의관 자리를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정부 내에서 정보통신산업 기능을 정통부가 총괄 조정, 육성해야 한다는 행정학자·관련 교수 등 민간 전문가들의 주장이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2차 조직개편안이 용두사미가 된 것을 두고 가뜩이나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여론으로 미루어 정통부는 물론 여타 부처들까지도 조직축소라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할 상황이어서 정통부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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