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 투데이> 검도

 체력과 마음을 동시에 다스리는 운동으로 검도를 제일로 꼽는다. 수련을 지속적으로 하면 무병장수할 수 있으며 나이에 상관없이 평생 동안 즐길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검도장에 가면 6∼7세의 유치원 꼬마에서부터 70∼80세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이 수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100여개의 대학에는 대부분 검도부가 있어 남녀학생들이 수련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 고유의 무술인 검도는 나약해지기 쉬운 현대인들의 정신·육체건강을 함께 단련, 복잡한 현대사회의 스트레스와 공해로부터 해방시켜주는 현대운동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다.

 호쾌한 기합 소리와 함께 경기자들의 빠른 몸놀림은 우리의 몸 속에 있는 피의 흐름을 자극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야수성의 포효, 그것을 들어본 사람에게는 피가 거꾸로 도는 것 같은 흥분을 가져다준다.

 여기에 「칼」이라는 미묘한 흥분제가 섞여 있다. 여기서 얻어지는 긴장의 이완, 즉 스트레스 해소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이웃을 돌볼 수 있는 따스한 미소와 여유를 가져다준다.

 검도란 간단히 말하자면 칼싸움이다. 요즘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지만 동네아이들이 모여 나무막대기로 싸움놀이를 하던 것, 그것이 바로 검도의 원형이다.

 우리 나라에서 검도는 궁중에서 봉희(棒戱)나 격검(擊劍)이라는 이름으로 행하여져 우리 고유의 무술로 알려져 있다. 신라의 화랑도(花郞徒)에 있어 격검이 필수 수련과목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그 근거가 바로 「본국검법(本國劍法)」이다.

 검도는 원래 생사(生死)를 전재한 진검(眞劍)의 승부에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기량 이전에 마음가짐, 즉 정신적인 부문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검도는 스포츠이면서 무도(武道)의 성격이 강한 운동이라 말한다. 검도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예절과 겸허한 마음가짐이 없이 단순한 기술적인 면만 강조한다면 진정한 검도인이라 할 수 없다.

 검도를 배우면 우선 예절이 바르게 되고 집중력·자신감·건강·정신력·판단력을 강화시켜줌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와 호신술까지 겸비, 현대인들이 부족한 부분을 말끔히 해결해 준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검도장에 가면 운동전후의 묵상을 통하여 자신을 돌이켜보고 항상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라고 가르친다.

 이와 함께 검도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똑같은 조건에서 대련하고 경기를 한다. 검도 대련에서 노령자나 여성이 젊고 패기 있는 청년을 단숨에 물리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젊은이들과 같이 뛰고 땀흘리는 수련과정은 자신 있는 삶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검도하면 다른 운동과 달리 빠른 체력증강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데 이는 검도의 모든 기술이 단전에서 시작되고 지속적으로 손과 발의 지압효과를 주기 때문. 따라서 검도를 하고 나면 오히려 피곤함이 가시며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검도는 또 혼과 찰나의 예술이라고도 표현한다. 그만큼 빠른 감각이 필요한 운동이다. 검도의 대련을 오래하다 보면 상대를 미리 읽을 수 있는 예지력이 발달되어 순간적인 판단력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나오게 된다.

 검도의 유단자가 순간적으로 상대 공격을 받아치는 동작은 초심자의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매우 빠르다. 빠른 타격은 순간적인 힘의 집중과 기가 일치되기 때문에 상당한 파괴력을 지니기도 한다.

 흔히 검도는 칼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극한 상황에서 움직이는 상대에게 어느 일정 부분에 순간적인 힘이 집중된다면 큰 충격을 주게 된다.

 이것은 칼이 아니라 볼펜일 수도 있고 손가락일 수도 있다. 검도의 치고 막고 받아치는 수련과정은 몸의 반사신경과 순발력을 키워준다. 아울러 수련과정 속에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은 호신의 기본이 된다.

 현재 대한체육회에서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검도는 각종 대회에서 수위 입상자들에게 특기자로 선발, 대학 진학의 특혜를 부여하고 무도 경찰로 진출하기도 한다.

 검도는 대한검도회 산하조직의 각 검도관을 비롯해 해동검도·한라검도·당랑검도 등 국내에 검도 종파가 54개 정도가 있다. 이 중 대한체육회의 인정을 받고 있는 대한검도회는 각 시·도 16개 지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국에 500여개 도장이 산재해 있다.

 검도관에 입관하려면 일반 성인의 경우 입관비를 포함해 월 7만∼8만원의 정도이며 학생이나 어린이는 6만∼7만원 정도. 또 서울·수도권보다 지방은 1만∼2만원 저렴하다. 이밖에 도복 3만5000원, 죽도 1만5000원 등 5만원이면 수련 장비를 모두 장만할 수 있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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