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멀티미디어 전문제작업체인 게이브미디어 박경훈 대리(30)의 직업은 멀티미디어 콘텐츠 플래너. 멀티미디어 콘텐츠 플래너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CD롬타이틀 등 각종 멀티미디어 제작물을 만들어 내기까지 전과정을 기획·연출하는 직업이다.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기획하고 연출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지만 영상·촬영·음반 등 다방면의 지식을 두루 겸비해야 한다.
박경훈 대리는 앞으로 유망직종으로 부상할 멀티미디어 콘텐츠 플래너의 과정을 두루 섭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영화 개봉작을 거의 놓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음악회나 연극 등 각종 공연들도 빠뜨리지 않을 정도로 연극·영화광이며 무협지와 공포소설도 두루 섭렵했다.
특히 클래식기타를 비롯, 피아노·바이올린·전자색소폰 연주에서 작곡까지 고루 갖춘 실력파로, 대학시절에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들과 함께 수차례 공연도 가질 정도의 프로급 아마추어다.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하는지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박 대리는 온몸에 도사리고 있는 원초적 끼가 발동하면서 과감히 교직을 그만두었다. 백수로 접어든 지 얼마 안된 그에게 한 중소기업의 공채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교육용 멀티미디어 제작에 참여할 교육물 기획자」. 그야말로 전공도 살리고 재주도 살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 박 대리는 게이브미디어 공채 1기로 입사하였다.
당초 예상대로 이 일은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교육물 기획에 음악·영화·소설·게임 등 그의 모든 경험을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분야만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멀티미디어 콘텐츠 플래너가 되려면 다방면에 대한 재질과 소양을 갖춘 「멀티맨」이 되어야 합니다. 한 파트만을 보는 사람은 다른 부분을 놓치기 쉬워 소비자의 다양한 만족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픽과 사운드에 대한 안목, 각 기본 프로그램에 대한 특성파악 등 전 분야에 대한 폭넓은 이해력이 이 직업의 첫째 조건이라고 박 대리는 말한다. 그래야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소망은 교훈적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누구라도 푹 빠져들 만큼 재미난 멀티미디어 교육물을 만드는 것. 신나는 교육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기획자부터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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