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게임 개발 인력 양성소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게임학원을 비롯, 각종 사설 교육기관들은 대학에 게임학과가 속속 생기고, IMF체제의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한때 신규 수강생이 급감하기도 했으나 올들어 예비개발자나 게임업체 창업자가 다시 늘어나는 것에 힘입어 예비창업자 유치경쟁을 벌이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원 관계자들은 최근들어 게임 제작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국내외 게임시장이 매년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고 일부 국내 개발사들의 성공사례가 알려진 데 힘입어 게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증거라고 반가워한다.
LG소프트스쿨(원장 김선동)이 지난주 실시한 신규 수강생 모집에는 게임프로그램과 그래픽 분야에 평균 2.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곳 관계자는 『20대 초반의 수강생이 많았던 종전과 달리 최근들어서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입학생이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하며 『30대들은 교육을 마친 후 곧바로 창업에 나서는 특징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LG소프트스쿨은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 및 노동부 지정 교육기관으로 선정돼 실직자 등은 최고 300만원까지 교육비 보조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최초의 「게임 전문학원」임을 내세우는 게임스쿨(원장 황경식) 역시 지난해 하반기 수강생이 줄어 고전을 면하지 못했으나 올들어 월평균 30명 이상의 신입생이 들어오고 있어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 게임스쿨은 강사진을 지난해의 2배인 13명으로 늘렸으며 확대이전을 준비중이다. 또 하반기에는 5개월 코스의 3D와 네트워크 전문가 과정도 신설할 예정이다.
지난 97년 게임강좌를 개설한 아트센터(원장 박달경)는 게임전문대학 설립을 목표로 게임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게임그래픽·프로그램·프로듀서 등 3개 과정에 1년 코스의 강좌를 마련한 아트센터는 올들어 「드림아이소프트 프로덕션」이라는 사업부를 신설, 게임 인력 양성과 상품화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연세대·현대세가가 공동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연대-현대세가 게임디자인 스쿨」은 지난달 60명의 1기 졸업생을 배출하고 최근 2기 신입생 모집에 나섰다. 사설 교육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야간강좌를 운영하는 이곳은 연세대 학부교수들을 초청한 특강과 일본 게임 개발사에 대한 연수 프로그램 등을 제공, 산학협동 교육기관으로써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 실무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0대 후반부터 직장을 포기한 30·40대까지 게임 제작자 대열에 가세하고 있으며, 올 수료생의 50%가 창업으로 진로를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의 사설 게임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최근 사설 게임학원을 졸업한 동기생들과 함께 게임 개발과 동시에 창업을 준비하는 「지그재그」팀의 박성빈(30)씨는 『프로그램·그래픽 등 전문지식을 습득하기에는 1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았다』면서 『좀 더 심도있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게임천재」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과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근들어 컴퓨터·멀티미디어·디자인학원 등을 중심으로 게임강좌가 크게 늘고 있기는 하지만 전문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해 앞으로 국내 사설 게임 인력 양성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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