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Y2K> "Y2K 사각지대" 비전산분야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컴퓨터 2000년(Y2K)문제 대응이 비교적 순항하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비전산(Non IT)분야에서 가장 발이 느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의 운영을 책임지는 경영자의 마인드가 부족한데다 공작기계와 같은 비전산분야에서는 Y2K가 정보시스템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전산분야 같은 경우는 정보시스템에서 발생하는 Y2K문제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돼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편집자>

 비전산분야는 최근 우리나라 Y2K문제 대응정책의 최대 역점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문제발생시 인적, 물적 피해 등 파급효과가 막대한데다 거의 모든 장비에 폭넓게 퍼져 있어 문제점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Y2K 인식이 정보시스템 분야보다 낮아 대응이 미흡하고 문제해결의 열쇠라 할 수 있는 전문가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말 금융기관을 제외한 국내 상장업체 60개, 비상장업체 58개 등 118개 기업에 「국내기업에 대한 Y2K문제 대응방향」을 물은 결과에 따르면 비전산부문에서 문제해결에 착수한 업체가 47.2%에 그치고 아직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44.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97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Y2K보수현황」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현재 29%만이 문제를 해결, 테스트 단계에 있고 나머지는 문제해결을 진행하고 있거나 겨우 착수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전산분야의 Y2K문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전산분야의 Y2K문제란 제어소프트웨어를 내장한 임베디드시스템을 갖춘 각종 설비에서 발생하는 Y2K문제를 말하는 것으로 의료기기, 원자력, 군사장비, 자동화설비, 전력기기, 항공시설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비전산분야의 Y2K문제는 미치는 범위나 영향력에서 전산분야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문제해결도 한층 어렵다.

 비전산분야 Y2K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Non IT분야 Y2K 문제해결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생산자동화 설비를 비롯한 비전산분야 컴퓨터2000년(Y2K)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까지 모두 805억원을 지원하는 한편 산업계가 Y2K문제를 해결할 경우 이를 인증해주는 인증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립기술품질원·중소기업진흥공단·한전정보네트웍·생산성본부 등 관계기관 전문가로 작업반을 구성, 인증절차와 운영지침 마련에 착수하고 한전정보네트웍을 제3자 공인 인증기관으로 지정, 운영하기로 했다.

 정보통신부도 비전산분야의 Y2K문제는 국가경제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점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총괄지원부처 입장에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통부는 최근 한국전력을 비롯, 한전정보네트웍·한화에너지 등 전력 관련기관이 참여한 「전력분야 Y2K 추진실태 점검 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앞으로도 의료분야 등 중점분야별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대응현황을 점검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한편 Y2K전문가들은 비전산분야와 전산분야의 Y2K문제가 혼재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Y2K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는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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