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가 외국기업들의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우리나라의 모든 정부기관에 대해 이를 위한 내규를 제정, 공무원들을 교육하도록 하고 특히 지적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검찰조사의 강도는 물론 법원판결의 방향까지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사법부에까지 영향을 주는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AMCHAM은 최근 우리 정부에 검토를 의뢰했던 110쪽 분량의 금년도 연례보고서 초안인 「한국의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이행돼야 할 사항」에서 한국은 새 정부 들어 외국인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됐지만 추가로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며 이같이 강도높은 개선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모두 23개 분야에 걸쳐 통상현안에 대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이 보고서는 또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자본시장에서 기업공시를 우리말과 영어로 동시에 해줄 것을 요구했고 정보기술분야에선 재벌계열 시스템통합(SI)사들이 같은 그룹 내 계열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까지 자신들의 시장참여를 제한하는 것으로 문제삼았다.
특히 「전자거래기본법」의 「사회질서, 경제안정 및 기타 공공의 이익」이라는 표현은 무역장벽이 될 수 있는 만큼 삭제하고 전자상거래에 세금을 부과하지 말아야 하며 전자우편 목록의 대여와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MCHAM은 특히 우리나라 통신사업에서 외국인 소유지분 확대를 허용하는 법률제정과 함께 한국통신을 외국인 지분확대 대상에 다시 포함시키고 통신부품 국산화 의무비율 제한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또 통신부문의 형식승인 요건과 기준을 단순화·명료화하고 케이블TV·위성TV·이동전화·PCS 등에 대한 세계적 기준과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MCHAM은 매년 3월 미 행정부의 국별무역장벽(NTE) 보고서 발간에 앞서 한국에서의 투자 및 교역환경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작성해 미 상무부에 제출, 미 행정부는 이를 기초로 NTE를 마련, 우리나라에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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