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개혁위원회가 2001년부터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앞으로 관련부처 및 방송사 등을 중심으로 지상파 디지털방송에 관한 논의가 급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송개혁위원회가 2001년부터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확정해 대통령에게 보고함에 따라 방송사와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지상파 디지털방송 실시를 위한 논의가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우선 KBS는 내년 중에 지상파 디지털TV 시험방송을 실시한다는 방침 아래 오는 9월 3일 「방송의 날」을 기해 실험방송을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KBS는 기술연구소를 주축으로 관악산에 디지털송신기를 설치해 실험방송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 기간 동안에는 본격적으로 디지털 방송용 프로그램을 방송하지는 않지만 전계강도·에러비율·화질테스트 등을 종합적으로 실시해 시험방송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KBS는 9일 LG정보통신 안양연구소에서 방송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재 LG정보통신과 공동개발중인 디지털 송신기의 시연회를 가질 예정이다.
MBC는 아직 지상파 디지털TV의 실험방송 일정을 구체적으로 잡아 놓고 있지는 않지만 디지털방송을 준비중인 일본 우정성이 방송사에 실험방송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정부가 정보화촉진기금 등의 자금을 실험방송용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BS도 내년부터 디지털방송을 준비한다는 방침 아래 현재 정통부에 디지털 방송용 주파수의 배정을 요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디지털방송을 위한 방송사들의 준비 작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개위에서 디지털방송의 본격 시행을 위해 제안한 「방송 송출기능 효율화 공동추진기구」의 설립 작업을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도입 준비를 위해 재원조달 방안, 디지털 방송용 주파수 배분, 실험방송 일정 등 제반 문제를 방송사측과 본격 협의중이다. 정통부는 이와 함께 방송사가 각기 디지털TV 실험방송을 추진하기보다는 공동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방송사 공동으로 디지털TV 실험방송을 실시토록 유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송사 일각에선 아날로그와 디지털방송의 수신자 보호차원에서 앞으로 송신점 일원화에 관한 논의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수도권의 아날로그 TV용 수신시설이 모두 남산타워를 지향하고 있는데 만약 관악산 등 다른 지역으로 송신점을 이동할 경우 수신자측에서 대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부측에서 송신점 일원화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송계 일각에선 현재 남산 송신타워가 포화 상태인 점을 감안, 실험방송 기간 동안에는 관악산에 디지털 송신기 및 안테나를 설치해 운영하더라도 디지털방송의 시행단계에서는 현재 미군이 AFKN 송출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남산 송신부지를 환수해서라도 송신점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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