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메이저사인 CIC 한국 현지법인의 향배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협력회사인 유니버설영화사의 독자배급망 구축방침에 따라 CIC의 비디오사업이 존폐의 귀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아직 최종 결론이 유보되기는 했지만 유니버설영화사가 계속 독자노선을 고집할 경우 CIC의 위상 추락과 사업 축소는 불을 보듯 훤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CIC의 한국에서의 철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배급될 예정인 60여편의 비디오 가운데 40여편이 유니버설 작품일 정도로 비디오 배급에 있어 유니버설에 대한 의존율이 절대적으로 높아 나머지 파라마운트 작품으로는 적정 경영이 거의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비디오시장에서 유니버설의 이탈은 경영외 손실 등 엄청난 데미지로 작용할 것이란 게 업계의 견해다.
이의 여파로 인한 파라마운트의 향후 행보도 관심거리다. 비관론자들은 유니버설이 독자노선을 걸을 경우 파라마운트도 굳이 영향력이 떨어지는 CIC에 머물러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와 달리 유니버설과의 결별이 오히려 CIC 비디오사업의 발전적 과정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찮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니버설과 파라마운트의 공동 배급은 이미 유럽에서도 무역분쟁을 일으킬 만큼 논란이 되온 사안』이라면서 『유니버설의 이탈은 시기만 앞당겨진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유니버설의 공백을 독립제작사 작품으로 메우는 등 아웃소싱에 박차를 가하고 슬림화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체질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유니버설이 하루 아침에 보따리를 쌀 수는 없을 것이란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유니버설이 활용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폴리그램 배급망은 유럽지역에 집중돼 있고, 아시아지역에는 호주·뉴질랜드 등 불과 두 곳에 폴리그램의 현지법인이 있을 뿐이어서 당장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로서 힘을 발휘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CIC와 유니버설·파라마운트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이들의 아시아지역, 특히 한국에 대한 마케팅 전략이 당장에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대부분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니버설과 파라마운트가 CIC 한국법인을 통해 계속 비디오를 배급할 경우 이에 따른 각종 옵션 강화가 예상돼 CIC의 대한 공세의 파고가 더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유니버설과 파라마운트의 CIC에 대한 공식 입장표명은 오는 4월께 있을 예정이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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