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컬러필터 필요없는 DED방식 LCD 등장

 컬러필터가 필요없는 「고속액정구동회로기술(DED)」방식 액정표시장치(LCD)라는 획기적인 LCD가 등장했다.

 이 LCD는 LCD의 응답속도를 고속화함은 물론 고선명·대화면·저소비전력·생산원가절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인 「필드 시퀀셜(FS:Field Sequential)」방식이라는 이론을 사용했다.

 아직은 연구·개발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상품화가 본격화하기 시작하면 대표적인 LCD기술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금까지 노트북PC 등에 사용돼온 컬러 LCD는 RGB(적·녹·청)의 3색 컬러필터를 사용, 이것을 다시 후방에서 백색의 백라이트로 비춰 컬러를 표시하는 방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반해 이번에 응용한 FS방식 기술은 컬러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컬러를 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컬러필터는 투과율이 2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행 LCD의 경우 컬러필터에 의해 백라이트 빛의 80%가 흡수된다. 특히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박막트랜지스터(TFT) LCD 등은 투과율이 낮기 때문에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고휘도를 실현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만큼 배터리의 사용량이 많아진다.

 이런 점을 감안해볼 때 컬러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FS방식은 투과율이 종전의 5배나 돼 소비전력을 3분의 2 가량 줄일 수 있다.

 이 FS방식의 액정현상 자체는 1백여년 전인 지난 1888년에 발견됐으나 표시장치에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부터다.

 그러나 현재 LCD는 노트북PC를 필두로 한 각종 장치에 이용되면서 평면표시장치의 대표격이 되어 있다. 특히 투과형 TFT 컬러LCD는 콘트래스트나 휘도·응답속도·시야각 등의 면에서 휴대기기의 표시장치로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FS방식은 RGB의 표시를 빠르게 전환함으로써 컬러를 표시하는 것으로, LCD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은 컬러 셔터방식과 3색 백라이트방식 등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본 휴넷(81-3-3780-2511)이 컬러필터가 필요없는 LCD를 개발해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휴넷이 채택한 방식은 3색 백라이트방식이다.

 3색 백라이트방식은 적·녹·청 3개의 냉음극관을 백라이트로 사용, 이것을 하나의 인버터(안정기)로 구동해 각 색깔마다 1초당 60회씩 총 1백80회 가량을 점멸시킴으로써 눈의 잔상효과를 일으켜 적·녹·청 3색을 섞이게 해 색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먼저 적색을 점등시키고 다음에 청색을 점등시키게 되면 잔상효과로 사람 눈에는 보라색이 보이는 것을 응용한 것이다.

 휴넷은 백라이트에 발광다이오드(LED) 대신 일본 시코공업과 공동개발한 냉음극관을 사용함으로써 원가를 크게 낮췄다.

 또 고속으로 발광하는 백라이트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메르크재팬과 공동으로 트위스티드 니매틱(TN:Twisted Nematic) LCD를 사용한 고속 LCD를 개발했다.

 휴넷은 고속 3색 백라이트와 고속 LCD를 조합함으로써 고휘도·고선명 LCD를 탄생시켰다. 휴넷은 이같은 메커니즘을 DED라고 이름붙였다.

 이 DED 표시장치는 옆면에서 봐도 거의 완벽한 화면을 볼 수 있을 정도의 넓은 시야각을 실현했다.

 휴넷은 시야각이 거의 1백80도에 달하는 이 표시장치를 대형 화면에도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휴넷은 「30×10㎝」급 TN LCD를 개발했다. 또 이 TN LCD를 사용한 TFT LCD의 시제품도 완성한 상태다. 실험단계에서는 아모퍼스 실리콘 TFT에서 3백라인 이상의 구동을 아날로그 색조표시로 확인을 마친 상태이며 TN LCD 실리콘 TFT에서는 대형 SVGA급 이상의 패널도 실현할 수 있다.

 한편 3색 백라이트는 RGB가 매초 1백80회씩 점멸한다고 하지만 언뜻 보기에는 그대로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휴넷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3색 백라이트의 점멸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는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LCD의 반응속도가 여기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1백80회 정도로만 점멸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3색 백라이트 방식을 사용하려면 반응속도가 현재의 LCD보다 훨씬 빠른 2㎳ 정도는 돼야 한다. 또 한편에서는 프레임 주파수나 백라이트의 점등시간에 의해서도 변하기 때문에 반응속도가 0.5㎳ 정도는 되야 한다는 설과 4㎳ 정도로도 가능하다는 설이 있다.

 휴넷은 셀 간격을 2㎛로 설정하고 저점성 액정재료를 개발해 자사의 DED기술을 사용해 중간색조를 포함한 반응속도를 2㎳ 단축한 LCD를 개발했다.

 현재 LCD는 평면디스플레이 중에서는 가장 널리 사용하는 표시장치지만 기술적으로 진보했다고는 하더라도 아직까지 가격이나 선명도면에서는 브라운관(CRT)에 뒤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DED방식 LCD와 같은 획기적인 LCD가 보급되고 기술혁신이 진행된다면 CRT를 능가하는 고휘도·고선명도를 실현한 대화면 LCD의 등장이 꿈속의 얘기만은 아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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