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300㎜ 웨이퍼 라인 구축 재개

 반도체 경기 불황으로 상당 기간 연기될 조짐을 보이던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3백㎜(12인치) 웨이퍼 라인 구축이 올들어 다시 본격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를 포함해 인텔·모토롤러·지멘스 등 미국 및 유럽업체들은 향후 반도체시장을 이끌어 갈 3백㎜ 웨이퍼 시대에 대응, 양산 및 파일럿 라인 구축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처럼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3백㎜ 생산라인 구축은 향후 한층 치열해질 가격경쟁에 대비, 제조원가를 절감키 위한 것으로 3백㎜ 웨이퍼의 경우 기존 2백㎜(8인치) 웨이퍼보다 단위당 2.25배 이상 칩을 더 생산할 수 있는 등 생산성 향상면에서 크게 유리하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동일한 칩 생산량을 전제로 할 때 3백㎜ 웨이퍼 공정라인의 구축 비용이 2백㎜ 라인의 71% 수준이며 투자비 회수기간도 3년 7개월로 2백㎜ 라인보다 1년 이상 빨라 설비 투자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앞다퉈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기흥 연구동에 총 4천만달러 가량을 투자, 2백56MD램 3세대급 이상의 고집적 반도체 제조에 적용 가능한 3백㎜ 웨이퍼 대응 파일럿 라인을 구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과 미국의 매슨테크놀로지사로부터 3백㎜ 웨이퍼용 화학증착(CVD)장비를 도입,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모토롤러와 독일의 지멘스도 최근 독일 드레스덴 지역에 양사 합작으로 3백㎜ 웨이퍼 대응 파일럿 라인의 건설을 완료하고 이를 통해 3백㎜ 웨이퍼 공정을 적용, 64MD램의 시험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세계 최대 CPU 생산업체인 인텔도 10개월 이상 연기해온 미국 힐스보로 지역의 3백㎜ 반도체 라인 구축 계획을 올해부터 다시 추진키로 하고 하반기까지 관련 장비의 도입을 완료, 오는 2000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들 업체의 3백㎜ 라인 구축 움직임에 대응, 그동안 관련 라인 건설을 계속 연기해온 NEC·히타치 등 일본업체들도 3백㎜ 라인 도입 시기를 다소 앞당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전세계 반도체 설비 투자액 중 3백㎜ 웨이퍼 관련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5% 이상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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