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벤처법률지원센터 배재광 소장

 『지금 우리 사회에는 「벤처」라는 말이 대유행입니다. 하지만 벤처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지요. 국내 벤처기업들 중에는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법률이나 행정절차 등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벤처법률센터는 이들 기업에 법률이나 행정·회계 등에 관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벤처법률지원센터의 배재광 소장(33)은 앞으로 창업에서 성장까지 벤처기업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 본격적인 벤처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벤처법률지원센터는 창업과 합병, 해외진출 등에 대한 벤처기업들의 법률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컨설팅모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법조인들이 주축이 된 이 단체는 증권·금융, 인수·합병, 지적재산권, 국제거래, 세무·행정, 정보통신관련 법률컨설팅 등 각 분야별 법률전문가가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그저 막연히 판검사가 되거나 법률회사에 취업하는 선배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벤처기업에 눈을 돌리게 됐지요. 주위에 법률적인 정보를 얻을 수 없어 힘들어하는 벤처기업인들을 종종 보았거든요.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벤처기업을 돕는 게 보람도 클 것 같았고요.』

 배 소장은 벤처기업을 위한 법률지원 방법으로 인터넷을 선택했다. 사법시험에 합격, 연수원을 나온 뒤 바로 홈페이지(http://www.cyberlaw.co.kr)를 개설하고 뜻을 함께 하는 주위의 동료와 후배들을 규합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다양한 법률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법인설립 절차와 주주에 대한 내용에서부터 도메인명 분쟁에 대한 문의까지 다양한 내용의 문의가 올라옵니다. 또 영업비밀이 요구되는 내용을 상담하고 싶어하는 벤처기업을 위해 원스톱 회원제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지요.』

 현재 벤처법률지원센터 원스톱서비스에 등록한 회원 수는 약 80명. 대부분 벤처회사의 실무담당자들이 대표로 참여하고 있고 일부 관심 있는 개인회원도 있다.

 『국내 벤처투자에서 가장 큰 문제는 투자후 사후관리와 자금회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코스닥시장과 기업간 인수·합병이 보다 활성화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률은 물론 기업과 기술 모두를 잘 아는 법률가가 많이 배출돼야 합니다.』

 배 소장은 『국내 벤처기업들 중에는 자금이 부족해 적절한 법률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업무제휴, 스톡옵션 등을 통해 벤처기업들이 부담 없이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벤처기업과 열매는 물론 위험까지 함께 나누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배 소장은 벤처법률지원센터를 사이버 법률회사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사이버공간은 법률가에게 새로운 시장입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터넷이란 공간에 아직 크게 주목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의뢰인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시대는 이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당면한 법적 위험을 미리 분석하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 미래 법조인의 역할이지요.』

 법조인들도 특정분야에 집중,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배 소장은 앞으로 전자상거래, 저작권 침해, 컴퓨터 프로그램의 보안 등 사이버공간에서 발생하는 법률문제의 컨설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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