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복사기업계, 국내시장 개방 이후에도 직접 진출 당분간 어려울 듯

 국내 복사기 시장이 완전 개방됐으나 해외 복사기 제조업체들의 국내 직접 진출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복사기 제조업체들은 올 1월 1일자로 복사기 품목이 수입선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되는 등 국내 복사기시장이 완전 개방됨에 따라 샤프·NEC 등 해외 복사기 제조업체들이 직접 진출을 꾀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이들 업체가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복사기 업계는 △올해 국내 복사기 시장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규모를 유지해 기존 업체들의 생산 물량만으로도 포화상태를 이루는 데다 △IMF 체제 지속으로 고부가가치의 디지털복합기 시장이 당분간 활성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해외 주요 복사기 제조업체들의 연내 국내 직접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전자와 복사기 사업을 제휴해오다 지난해 초 이 회사의 복사기사업 포기로 국내 사업기반을 잃은 일본 샤프는 지난해 중순부터 현대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과 국내 복사기 시장 기반확보를 위한 제휴 협상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직접진출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NEC·마쓰시타전기 등 일본 업체들도 국내 복사기 시장개방을 앞둔 지난해 말에 국내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시장규모 축소와 디지털복합기 시장위축에 따라 최근까지 진출을 위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복사기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미 리코·캐논·제록스 등 세계 빅3 복사기 업체가 각각 신도리코·롯데캐논·코리아제록스 등과 합작이나 지분투자 등을 통해 오래 전부터 국내 시장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특히 이들 빅3 업체가 지난해부터 기존 제휴업체에 대한 지분 확대와 완전인수로 국내시장 기반을 크게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샤프, NEC 등 상대적으로 사업규모가 작은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복사기는 AS와 기술대리점 등 사업개시에 전국 영업조직이 필요한 생산재 상품인 만큼 해외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면 일반 소비재와 달리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게 소요될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국내 복사기 시장이 전년에 비해 40% 가량 축소되는 등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복사기 제조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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