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는 무전 송신기와 수신기를 통해 음성 및 데이터를 전달하는 통신기기다. 사실 이동전화가 출현하기 전만 해도 전파에 목소리를 실어 통화할 수 있는 무선 통신기기는 무전기가 유일무이했다.
최근 이동전화와 개인휴대통신(PCS)이 보급되면서 무전기가 이들 제품에 밀리고 있지만 무전기는 다른 통신기기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몇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무전기는 PTT(Push to Talk)를 누르면 바로 통화가 된다는 것이다. 이동전화로 통화를 하고 싶으면 번호를 누르고 신호를 기다리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무전기는 단말기간(Point to Point) 통신이 가능해 무척 편리하다.
특히 이 때문에 통화를 위해 기지국 등 복잡한 다른 시스템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또 무전기는 일대 다자간 통화가 가능하다. 이동전화는 1대1 통화지만 무전기는 한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여러사람이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여러사람이 팀워크를 이뤄 보조를 맞춰야 하는 산업현장에서는 제격인 셈이다.
여기에 통화료가 없다는 것도 무전기만의 자랑이다. 이 때문에 무전기는 가장 원시적이면서 가장 효율적인 통신기기로 명성을 얻고 있다. 무전기가 첨단 이동통신기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산업현장에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강점 덕택이다.
무전기의 역사는 모토롤러의 역사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모토롤러와 인연이 깊다. 무전기의 별칭인 「워키토키」라는 말도 사실 모토롤러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무전기는 1940년 모토롤러가 처음 개발했으며 제2차세계대전에 미군과 영국군이 사용하면서 일반인에게도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어 기술발전과 맞물려 무전기도 책가방만한 크기에서 지금과 같은 담뱃갑만한 제품이 나오는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국내에 무전기가 처음 선보인 것은 6·25 당시 미군을 통해서다. 생활용 무전기는 지난 92년에 처음 선보였다. 미국은 생활용 무전기가 성숙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정부가 남북한 대치상황을 이유로 무선규제를 강화하면서 일부 업체가 수출을 하면서도 팔지는 못했다. 이어 1975년경에 국제전자가 국산 무전기를 국내기술로 개발하면서 국내 무전기시장도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들었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무전기는 통틀어 40만∼50만국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후 크고 작은 업체가 부침을 거듭하면서 기술경쟁을 통해 좀더 소비자 입맛에 맞고 국내환경에 적합한 제품으로 무전기가 변신을 거듭, 오늘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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