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듐서비스 초반부터 흔들흔들

 위성을 통해 전세계를 단일 통화권으로 묶을 수 있어 서비스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범세계 위성이동통신서비스(GMPCS)인 이리듐이 출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GMPCS 가운데 처음으로 출항한 이리듐은 이번달로 서비스 3개월을 맞고 있지만 가입자가 전세계적으로 5천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초기시장 진입에 실패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 이리듐 가입자 현황에서도 단적으로 나타난다.

 국내 이리듐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지금까지 1백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이는 SK텔레콤이 당초 기대했던 목표 가입자선인 5천∼6천명에 비해 턱없이 뒤떨어지는 규모다.

 특히 이같이 저조한 성적은 이리듐이 GMPCS 가운데 첫 전파를 올려 위성통신시장을 전망해볼 수 있는 잣대라는 면에서 현재 서비스를 준비중인 글로벌스타나 ICO 등 다른 GMPCS사업체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리듐이 초기가입자 확보에 실패한 것은 우선 이리듐서비스망이 아직까지도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쏘아올린 66개의 이리듐 위성 가운데 일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이 여파가 서비스 품질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단말기에서 위성으로, 혹은 위성에서 단말기로 이어지는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거나 중간에 끊어지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물 등 빌딩 내부에서는 위성신호가 미약해 이리듐폰을 통한 음성통화가 힘들어 가입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비싼 단말기 가격과 사용요금 역시 가입자 확보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이리듐서비스의 국내 통화료는 분당 1.48달러(약 2천원), 국제통화료는 지역별로 분당 4∼6달러 수준이다. 물론 국내에서 통화할 경우에는 SK텔레콤의 이동전화망을 이용할 수 있지만 위성을 이용할 경우 분당 2천원에 이르는 사용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반 유선전화는 물론 이동전화와 비교해도 가격차가 엄청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이리듐 가입자 대부분이 이동전화망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의 통화를 위해 사용한다고 볼 때 이같은 위성을 이용한 요금서비스가 비싼 것은 상당한 약점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4백50만원을 호가하는 이리듐 위성전화, 1백10만원대의 무선호출기는 일반인들이 구입하기에 지나치게 부담스럽다고 이야기한다.

 서비스에 맞춰 제때 공급되지 못한 단말기 역시 가입자 확보가 지지부진한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해 이리듐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리듐폰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셀룰러 키트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지 못했다.

 최근 이리듐폰을 세계시장에 독점으로 공급하던 미국 모토롤러에 이어 일본 교세라가 가세하면서 이같은 문제는 다소 해결됐지만 국내 공급선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SK텔레콤측은 『이리듐서비스가 기대한 만큼 가입자가 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서비스 자체가 일반인을 겨냥한 범용서비스가 아닌 틈새시장을 노린 서비스이고 초반에 대대적으로 가입자 확보에 나서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과연 이리듐이 이같은 초기난관을 극복하고 위성통신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폭제를 마련할지 주목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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