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정보통신 산업 새해 시장을 진단한다 (9.끝)

 올해 국내 정보보호시장은 1백억원 남짓한 수준에 머물렀던 지난해보다 최소한 배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이 우세하다.

 공공기관·민수시장을 불문하고 극도의 긴축예산 기조를 유지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다소 투자경색이 풀릴 것이라는 예측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민간시장의 본격 개화여부는 전체 정보보호시장 규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시장은 올해가 사실상 정보보호의 원년으로 기록되면서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미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 증권거래에 발맞춰 필수적인 보안솔루션 도입을 마친 증권업계뿐만 아니라 은행·투신·보험 등 금융권 전반에 인터넷 비즈니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올해는 보안제품의 수요도 그만큼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은행권은 전체 전산시스템 가운데 이미 고객접점에서 보안솔루션 도입에 나서고 있다. 안전한 펌뱅킹을 위한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를 필두로 행보는 다소 느리지만 올해안에 인터넷 뱅킹서비스도 상용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방화벽·암호화제품·인증(CA)솔루션·서버보안·침입탐지시스템(IDS) 등 다양한 보안제품이 인터넷 환경에서의 필수적인 보안솔루션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투신·보험·종금 등 제2·3 금융권도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에서 예외일 수 없다. 현재 웹상에서 단순 정보서비스에 그치고 있는 업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르면 상반기에 인터넷에서 금융거래가 가능한 환경으로 탈바꿈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 이외에 올해는 그룹사 등을 대상으로 보안제품의 수요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의 경우 정보침해사고 방지를 위해 사내 통합보안솔루션 및 가상사설망(VPN) 구축을 시도하고 있어 수요는 예상외로 클 가능성이 있다.

 보안제품 중에는 방화벽·침입탐지시스템(IDS)·서버보안제품·바이러스백신제품·CA제품·전자상거래(EC) 지불보안솔루션 등이 주종을 이룰 전망이다.

 방화벽의 경우 이미 대중화된 보안솔루션으로 올해는 공공기관·민수시장을 불문하고 빠르게 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IDS와 서버보안제품은 올해 보안시장의 다크호스로 여겨지고 있다. IDS·서버보안제품은 특히 다수의 서버를 보유한 대규모 전산환경에서는 그 수요가 커 올해 최대의 보안솔루션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신종 바이러스들이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치유할 수 있는 바이러스 백신제품도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사용자의 진위여부를 판별하는 CA제품은 전자서명법·전자거래법 등 EC환경을 위한 제도정비와 맞물려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금융거래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금융권은 물론 인터넷쇼핑몰·유료정보제공업체(IP)·CA서비스사업자 등이 주된 타깃이다.

 인터넷 쇼핑몰 등 EC환경에서는 단일 보안용도의 제품이 전자지갑·지불게이트웨이 등과 결합되면서 「통합지불보안솔루션」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 가운데는 다수의 보안솔루션을 개발, 확보한 업체가 약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전산보안이 특정 부분에 국한되지 않는만큼 통합솔루션을 확보하고 사용자의 다양한 구미에 맞출 수 있는 업체가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선진 보안기술·제품을 확보한 외국업체들의 진출여부도 주목된다. 종전에는 국내시장이 공공기관에 제한돼 관행적 장벽이 존재했지만 민간시장의 경우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 보안시장의 본격 개화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도적 환경의 정비방향은 시장확대 여부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서명법·전자거래법과 관련된 공인 CA의 세부관리 지침, 민간분야의 암호제품 사용제도 등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으로 이관된 금융권 전산보안지침의 제·개정 방향에 따라 보안시장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거나 본격 개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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