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기 구조조정" 진통 거듭

 지난해부터 줄곧 제기돼 왔던 교환기산업 구조조정을 싸고 한국통신을 중심으로 한 통신사업자와 교환기 5사간 치열한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조만간 기술이전 문제를 매듭짓게 될 「TDX-100」의 상용화와 맞물려 교환기산업의 구조조정은 1·4분기중 일정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이 기설치된 7백60만회선의 반전자교환기 조기철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향후 4년 동안 TDX-100기종 이상의 교환기 물량발주가 데이터통신 기능을 포함, 4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구조조정 과정에서 탈락된 업체들의 강력한 반발도 예상된다.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한국통신은 교환기산업의 구조조정을 조기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달중 세부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시장자율적인 교환기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출발, 최근에는 시장변화 및 국내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교환기산업의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그 의지가 한층 강화됐다.

 한국통신의 고위 관계자는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외국업체들이 선진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국내업체들은 기술개발은 뒷전인 채 물량 나눠먹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국내 교환기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구조조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차세대 교환기로 선정, 오는 6월부터 상용화될 TDX-100의 기술이전 문제를 매개체로 교환기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 기획예산위원회 등 정부를 통해 인위적인 빅딜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통신은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TDX-100기술을 갖고 있는 대우통신을 포함, 2개 정도의 교환기업체가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4월 자체 개발한 모델이 TDX-100 기종으로 선정돼 경쟁업체에 대한 기술이전 권리를 인정받은 대우통신의 움직임이다.

 대우통신은 최근 삼성전자·LG정보통신·한화정보통신 등 경쟁업체를 대상으로 TDX 기술이전문제를 협의중이며 내부방침은 1백50억원 상당의 기술이전료와 교환기 납품우선권을 전제로 1개사에만 기술이전을 해준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우통신은 한국통신과 교감을 통해 TDX-100 기술이전을 무기로 자사 주도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우통신과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은 처한 상황에 따라 대응수위를 달리하고 있다.

 TDX-100 기술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은 한국통신의 사실상 인위적 구조조정 원칙 및 특정업체를 대상으로 한 대우통신의 기술이전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며 「선 기술이전 및 후 구조조정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한 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유무선시스템의 라인업 구성은 물론이고 IMT 2000, ATM 교환기분야에 대한 진출을 위해서도 차세대 교환기사업인 TDX-100 진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1개 업체로의 기술이전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TDX-100기종의 기술이전은 일차적으로 대우통신이 경쟁3사에 해주고 한국통신이 상용화 평가를 거쳐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한국통신이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DX-100의 기술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기업은 시장자율적인 구조조정에 찬성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기술이전 대상에서 상황이 달라질 경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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