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몰린 대우전자

 대우전자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전임 전주범 사장이 지난달 초 대우그룹측의 전격적인 빅딜발표 이후 직원들의 불만을 사 전격 교체된 이후 신임 양재열 사장도 직원들의 빅딜반대 동참요구에 매우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져들고 있다.

 또한 비대위와 노조측의 모임이 잦아지면서 생산과 영업은 물론 지원업무의 공백마저 발생,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우전자는 빅딜이 발표된 지난 12월 한달 동안 평소에 비해 매출이 30%나 감소했다.

 이 같은 매출감소는 현금흐름의 병목현상으로까지 이어져 이러다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것이라는 불안감마저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빅딜 일단락 이후 삼성그룹과 대우그룹의 자동차·전자사업 맞교환작업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우전자 임직원간에도 빅딜에 대한 견해가 서로 다른 상황이다. 초지일관 빅딜의 부당성을 알리자는 강경노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빅딜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도 빅딜반대만을 주장하는 것은 명분에 집착해 오히려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온건노선도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LG그룹이 현대그룹측에 LG반도체 직원들에 대해 앞으로 5∼7년간 고용을 보장해 달라고 공식 요구하고 나서자 대우전자 직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에까지 이르고 있다.

 대우전자 노조는 LG그룹과는 대조적인 대우그룹측의 직원들에 대한 무관심에 분개, 지난 13일부터 파업찬반 여부를 논의하는 등 파국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같은 혼란의 와중에서도 그동안 70% 이상 가동률을 유지하며 어렵게나마 독자경영을 유지해온 대우전자는 최근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지면서 경영정상화에 심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해지자 양재열 사장은 지난 12일 『빅딜에 반대하는 직원들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히고 『그러나 빅딜이 우리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빅딜이 이루어지더라도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경영정상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양 사장은 특히 『빅딜 이후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독자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앞으로 빅딜 및 생존권 보장에 관한 사항은 비대위 및 노조와 충분히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 사장의 이 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비대위와 노조는 경영정상화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비대위와 노조는 『양 사장이 직원들의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데는 환영한다』며 『경영정상화 동참을 요구하는 양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나 빅딜반대 주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의 파업여부가 어떻게 결론날지 비대위의 투쟁방향이 어떻게 재정립될지는 아직 두고봐야 하겠지만 LG그룹측의 고용보장 요구로 촉발된 대우전자 직원들의 불만고조와 빅딜작업 가속화로 대우전자의 앞날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암흑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대우전자의 빅딜까지 앞으로 최소한 4개월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대우전자의 경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우전자는 물론 국내 가전산업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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