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정보통신 산업 새해 시장을 진단한다 (4)

무선호출 서비스

 「무선호출은 무엇으로 회생할 수 있을까.」

 지난 97년 말 1천5백19만8천9백10명의 가입자로 최고 정점을 기록했던 무선호출서비스는 지난 한해 동안 무려 6백1만8천9백34명에 이르는 거대 가입자가 감소, 갑작스런 전환기를 맞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았던 지난 시절의 호황은 아니어도 무선호출업계는 획기적인 개선책과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에도 가입자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가입자수가 최후 저지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일부의 우려는 걱정을 넘어 위협으로까지 다가오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난해 말 무선통신서비스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무선호출 가입자수가 올해에는 6백94만7천여명 선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선호출의 경우 가입자 감소가 계속될 것이나 하반기부터는 적정규모에서 조정국면을 맞을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업계의 전망치는 이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입자 감소폭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최대 가입자수가 6백20만명 선에 머물며 지난해와 같은 가입자 감소가 이어진다면 총 가입자수가 5백만명으로까지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전국 최대시장인 수도권 또한 신규가입자 시장이 1백만을 약간 넘어서는 데 그칠 전망이며 지방시장은 이보다 더욱 심각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입자 감소가 계속될 경우 수도권 대규모 사업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사업자들이 올해에는 적자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비관적인 전망치가 오류로 드러난다면 다행이지만 만일 사실로 판명된다면 무선호출에 당면한 위기가 참으로 심각하다는 것이다.

 무선호출에 대한 업계 외부의 평가는 이어지는 해지만큼이나 냉정하다. 무선호출이 과거의 호황에 연연하기보다는 가격과 서비스에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 위기에 보다 근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동전화서비스 등 영역을 파괴한 거대경쟁 속에서도 확실한 대안이 제시돼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선호출사업자들은 이에 대한 위기대응책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속 정보호출서비스를 준비하며 다가오는 위기를 극복코자 노력하고 있다. 뉴스는 물론 각종 생활정보들을 실시간 호출해주며 무선호출의 쓰임새를 다양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한 사업자는 『앞으로 무선호출이란 이름대신 「정보 게이트웨이」로 불러달라』며 앞으로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고속 정보호출은 물론 과감한 사업다각화로 신규사업 분야에도 진출, 활로를 모색해보겠다는 생각이다.

 새해들어 무선호출서비스업계는 사업자들간 수평적 통합은 물론 타 서비스분야로의 수평적 인수합병까지 거론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나래이동통신이 전북이동통신을 인수하며 기간통신업계에 첫 인수합병 회오리를 일으켰던 데 이어 올해에도 크고 작은 사건이 많을 것으로 관측한다.

 내부적인 자성과 뼈 아픈 변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더욱 큰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릴 것이며 이는 삐삐서비스 자체에 대한 위기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현대인의 생활필수품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무선호출서비스가 어떤 회생책을 통해 재기할 수 있을지는 서비스사업자와 기기 제조사들 모두에 던져진 화두이자 과제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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