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교육정보화 이대론 안된다 14> 한.미 교육정보화 비교

 정보화의 선봉에 나서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교육정보화는 얼마나 격차를 나타낼까. 최근 한국전산원은 미국과 한국의 교육정보화 추진현황을 비교 분석, 학교정보화의 개선방향과 정책과제를 제시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먼저 미국의 교육정보화 추진현황을 보자.

 지난 96년 클린턴 대통령은 연두교서를 통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교육을 혁신시키기 위한 비전으로 △모든 학생과 교사에게 최신의 컴퓨터와 장비를 보급하고 △모든 교실과 학교를 초고속통신망에 연결하며 △교과과정에 사용할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학교에서 교사가 컴퓨터와 통신망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수와 지원을 제공하는 「4개의 기둥」을 주창하면서 21세기에 대비한 교육정보화를 본격 추진중이다. 또 내년까지 전 교실을 인터넷에 연결시킬 예정이다.

 미국은 이러한 비전달성을 위해 하드웨어, 통신망, 콘텐츠, 교사의 정보화연수, 학교에서의 정보통신기술 활용수준 등 5개 분야에서 평가항목을 설정하고 97년부터 목표수준별로 일선 학교에 대한 정보화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교육부의 교육정보화촉진시행계획에 따라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열린교육사회 및 평생학습사회 구현에 목표를 두고 정보화 기반구축 차원에서 교육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 학교정보화의 실현목표도 미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정보화 실현을 위한 접근방법이나 추진체계, 정보통신 인프라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상향식으로 교육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학교와 학교지역구가 정보화 계획을 수립하고 학교지역구·주정부·연방정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함으로써 교사가 의욕적으로 정보화에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선 학교에서 필요한 정보통신기술 및 수준, 활용방안, 교사연수, 교과과정 개편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중장기 계획수립이 가능하다.

 또 연방정부는 비전달성을 위해 다양한 목적의 기금을 확보하고 주정부 및 학교지역구, 학교에 사업계획서에 따른 경쟁에 의한 예산배분 방식으로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의 교육정보화 관련기금은 「스타 스쿨 프로그램」 「Goals 2000」 「테크놀로지 이노베이션 챌린지」 「테크놀로지 리터러시 챌린지」 등 굵직굵직한 것만도 4개에 달한다.

 이와 함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간 매칭펀드 형식으로 학교에 최신의 정보통신기술 도입을 위한 기금을 확보, 지원하는 것이 기본 방향인데 교과과정과 내용에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해 학교에서 컴퓨터와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교육을 실시해야 기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교육부 중심의 하향식 사업추진으로 교육정보화의 수혜자인 학생·교사·학부모의 정보화 요구가 반영되기 어려우며 일선 학교에서는 상급기관의 사업계획에 따라 피동적으로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교육활동에 컴퓨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동기가 미약한 실정이다.

 여기에는 교사의 정보화 마인드와 정보기술 활용능력이 부족하며 일선 학교에서 학교정보화 비전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할 전문인력이 부족한데다 이에 못지않은 지방교육청의 정보화에 대한 무지와 구태의연한 의식 등 근본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학교정보화 예산부족으로 교육정보화 사업이 중단 또는 연장되는 등의 혼란을 빚음에 따라 교육정보화의 목표달성을 더디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의 학교정보화 평균수준을 비교하면 미국의 경우 인터넷 활용이 보편화된 중간 수준이지만 한국은 컴퓨터 실습실을 활용해 일부 수업을 진행하는 저수준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정보사회·지식기반사회로의 진전에 따라 교육혁신과 정보화의 필요성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교육정보화 추진도 체계적으로 그 성과를 측정해가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현황파악조차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전산원은 이러한 한·미 교육정보화 비교를 통해 정보화 대상별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정보화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해 추진해야 할 것임을 우선 지적했다.

 또 교육현장인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정보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상향식 사업추진 방식을 도입하고 평가를 통해 책임과 효율성을 고려한 정보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정보화의 평가와 교육적 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선행돼야 하며 교원의 컴퓨터 활용능력 향상과 같은 기본적인 과제를 먼저 해결하는 데 교육정보화의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상적인 교육정보화 추진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예산확보와 효율적인 사용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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