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수협상" 진통 예상

 현대전자가 이달 안에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종업원 1백% 고용 승계 등 LG반도체 인수를 위한 기본적인 조건들을 수용키로 함에 따라 양수도 가격 절충을 위한 양자간 협상이 금명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양측은 가격협상에 좀더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각자 다각적인 전략 수립에 나서는 한편 LG반도체는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 가치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가격 협상에 대비하고 있다.

 이미 현재의 주식가격에 각종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5조원 이상을 요구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LG반도체는 98년 흑자경영실적을 발표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지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LG반도체는 특히 98년 하반기 이후 공격적인 생산성 향상 활동으로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차세대 고속 D램인 다이렉트 램버스 D램에 관한 기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프리미엄을 최대한 받아내겠다는 전략이다.

 LG반도체는 빅딜 수용 이후 주식가격이 크게 뛰고 있어 전체적인 양도가격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현대전자는 양수도 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고용문제를 전향적으로 수용, 일단 통합 협상에 유리한 입장에 섰다고 자평하면서 원만한 타결을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는 통합법인 설립에 쟁점이 되고 있는 통합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보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향후 협상 진행에 난항이 예고된다.

 반도체 통합협상의 현대 측 대표인 김영환 사장은 8일 오후 현대 구조조정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국제적인 관례로 봐도 추후 시너지 효과는 매각 대상에 제외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향후 시너지 효과는 달성 자체가 불투명한 데다 기업의 현재 주가에는 미래가치까지 포함돼 있다』고 주장, 시너지 효과에 대한 보상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한 LG 측이 주장하고 있는 주가 총액 이외의 프리미엄 지급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LG로부터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조건을 공식적으로 제시받은 바 없다』면서 『향후 합리적인 수준에서 통합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특히 LG 측이 높은 대가를 요구하고 있는 다이렉트 램버스 D램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해서는 현대 측도 이미 상당 부분 기술개발을 진전시켰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인수 가격 낮추기」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현재 양측이 원하고 있는 「가격 차이」가 워낙 커 예정대로 최종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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