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보인엔터테인먼트는 미국의 게임웍스사와 총 2억 달러를 들여 서울에 1천5백평 규모의 테마파크를 설립, 오는 2000년에 문을 열기로 계약을 맺었다. 『IMF의 한파가 아직 물러가지도 않은 마당에 무슨 테마파크냐』는 일부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이번 양사의 프로젝트는 방대한 사업규모와 함께 드림웍스,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이 언급된 유명세로 인해 테마파크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켰다. 방대한 공간에 첨단 미래기술이 접목돼 「하이테크」와 「사이버」 세계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테마파크의 국내외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특정한 주제를 가진 대단위 위락시설을 테마파크로 정의한다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디즈니랜드가 테마파크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디즈니가 캘리포니아주 디즈니랜드에 이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세운 「월트 디즈니 월드」는 애니멀 킹덤, 엡콧(EPCOT)센터, MGM스튜디오 등 4개의 주제로 나뉘어져 하이테크 테마파크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엡콧센터는 최신 컴퓨터 기술을 바
탕으로 3D그래픽·입체음향·가상현실(VR)시뮬레이터 등을 설치해 미래도시를 가상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역시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영화를 주제로 한 최첨단 테마파크로 꼽힌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80년대까지만 해도 단순히 영화세트장을 공개하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첨단 컴퓨터 영상기술과 과학기술을 접목시켜 하이테크 무비 테마파크로 변신, 관람객들이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 수는 작년에 5백만명을 넘어 입장수입만도 무려 1천억원을 웃돌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게임웍스 테마파크는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참여하고 드림웍스·유니버설 스튜디오·세가 엔터프라이즈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작년 3월 미국 시애틀에 1호점을 개설한 후 현재 미국에서만 6개가 개설됐다.
광활한 자연환경과 영화산업의 저력을 과시하는 것이 미국의 테마파크라고 한다면 일본의 테마파크는 인구밀도가 높은 특성을 반영, 도심형 하이테크 테마파크라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도심형 테마파크는 기존의 컴퓨터 게임장, 게임센터가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에서 업소용 게임기 업체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설립하기 시작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곳의 하나는 세가의 「조이플러스」다. 조이플러스는 백화점·호텔 등 위락시설과 결합돼 1천∼2천5백평 규모의 실내놀이공원 형태를 취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롯데월드·드림랜드를 비롯해 30여개의 대형위락시설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테마파크로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작년 6월 롯데그룹과 일본의 세가 엔터프라이즈는 50 대 50 합작으로 총 자본금 1백10억원을 들여 롯데세가를 설립하고 조이플러스 형태의 도심형 테마파크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IMF사태가 발생하면서 롯데세가의 프로젝트는 급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또 올들어 레고그룹도 경기도 이천지역에 총 2억달러를 들여 15만평 규모의 「레고랜드」를 설립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추진했으나 「행정규제가 많다」는 이유로 지난 11월 한국을 포기하고 독일을 최종 선택했다.
하지만 롯데·현대·삼성 등 위락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을 비롯, 보인엔터테인먼트처럼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회사들은 하이테크 테마파크에 투자할 시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이테크 테마파크는 가족단위의 이용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막강한 고객 흡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대사업을 전개할 수 있고 기업의 첨단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홍보 공간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아 움츠러든 경제가 활력을 찾기만 하면 국내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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