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천5백억원대로 추산되는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기시장도 총체적 불황에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이용자 감소와 「게임방」의 폭증으로 올해 컴퓨터 게임장(전자오락실)의 매출은 평균 20∼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1만5천여개로 파악된 컴퓨터 게임장은 올 상반기 소규모 영세업체는 크게 줄어든 반면 하반기 들어 자영업을 희망하는 실직자들의 창업이 늘어 전체적인 게임장의 수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신설업소는 대형화·복합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이용자 감소는 컴퓨터 게임장의 신기종 도입에 제동을 걸어 고가의 일산제품 공급을 격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반면 빙고·퍼즐·카드게임 등 값이 저렴하고 대중성 있는 게임기들이 주력제품으로 부상하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안방에서조차 냉대를 받았던 국산 게임기들이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며 10여개에 달하는 국내 개발사들의 움직임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이오리스의 「히든캐치」, 세미콤의 「수호성」, F2시스템의 「베스트라이」, 국제아카데미의 「골든애플」 등은 대당 50만원대의 가격에 품질 경쟁력도 인정받아 두각을 나타냈다.
아케이드 게임의 상품화에 필수적인 2D 및 3D보드 개발도 활기를 띠었다. 지난해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기 개발전문회사로 출범한 디지픽스는 자체 개발한 3D보드를 활용한 족구게임을 상품화했으며 PC게임 개발사인 패밀리프로덕션은 디지픽스의 보드를 채용한 3D 격투게임을 만들어 아케이드 게임의 본고장인 일본시장을 노크했다. 이미 2D보드 설계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옥산전자도 자체 3D보드를 사용한 경마게임 「스프린터」를 선보여 호응을 받았다.
올해 국내업소용 게임기산업계에 있었던 중요한 변화는 그동안 보건복지부가 담당했던 컴퓨터 게임장 관련업무가 지난 8월 문화관광부로 이관된 일이다. 이에 따라 한국컴퓨터산업중앙회가 담당해왔던 업소용 게임에 대한 검사 및 수입추천업무도 한국공연예술진흥협회로 이관됐다.
가정용 게임기 역시 소니·세가·닌텐도 등 일산의 수입이 크게 줄고 세관의 단속강화로 밀반입마저 차단되면서 전체적으로 크게 위축됐다. IMF사태 이전에 월 5천여대 이상 판매됐던 일산 가정용 게임기 판매량은 지금은 월 2천대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 10여개 업체가 생산하는 8비트·16비트 국산 가정용 게임기는 하반기 이후 월평균 2만대 이상 판매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가정용 게임기시장은 정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기준으로 총 5백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가정용 게임기업계는 지난 9월, 개발·유통·수입업체를 중심으로 「한국가정용게임기협회」를 결성하고 「시장살리기」에 나섰다. 전국 70여 업체가 참여한 이 협회는 가정용 게임기시장을 소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국단위의 AS망 구축에 나서 현재 50여개의 서비스망을 구축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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