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 멜코와 제휴.. VCM 시장 형성에 박차

 일본 NEC가 중견 전자·반도체 제조업체인 멜코와 제휴, 「버추얼 채널 메모리(VCM)」 시장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일간공업신문」에 따르면 NEC는 최근 멜코와 VCM규격 메모리의 업계 표준화 작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멜코는 이번 합의로 이르면 내년 초부터 VCM규격의 64MB와 1백28MB 메모리 모듈을 출하, 이 규격의 메모리를 탑재한 PC 시장 환경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VCM은 NEC가 독자개발한 고속 메모리 규격으로 현재 독일 지멘스도 이 규격 D램의 생산을 표명한 상태다. 이 규격은 PC와 워크스테이션의 기존 설계를 변경하지 않고도 시스템성능을 기존보다 20%, 그래픽처리성능은 1백% 향상시키는 메모리 설계사양으로 메모리 셀과 입출력 단자 사이에 복수의 일시 기록영역을 설치해 놓음으로써 전송효율을 높이는 구조로 돼있다. 제조비용은 기존 1백㎒ 싱크로너스 D램과 같으면서도 처리속도는 15% 이상 빠르다.

 VCM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연결하는 칩 세트가 VCM에 대응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NEC는 지난 10월 대만 칩세트 제조업체인 에이서 래버러터리스, 실리콘 인티그레이티드 시스템스, VIA테크놀로지스 등과 제휴, 이들 업체가 내년 1월부터 VCM규격 메모리도 사용하는 칩세트를 생산하도록 함으로써 VCM의 보급기반을 만들었다.

 NEC는 그러나 주요 PC업체의 VCM 탑재 PC 출하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PC를 구입한 뒤 메모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메모리 모듈부문 주요업체인 멜코와 협력관계를 맺은 것이다.

 NEC는 VCM의 특성을 살리면 저가이면서도 높은 그래픽성능을 지닌 PC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널리 홍보하면서 주요 PC업체에 채용을 적극 권유해 왔는데 특히 미국시장에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1천달러 PC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편 멜코측은 VCM이 업계 표준의 하나로 자리잡을 경우 이 규격 메모리 모듈의 판매뿐 아니라 주요 PC업체에 대한 OEM 공급도 가능해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멜코는 일본 조립PC 판매업체들을 대상으로 각종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자사의 PC 완제품 판매사업 취급품목에도 VCM 탑재 기종을 추가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PC용 메모리는 인텔이 제품규격을 사실상 결정해 왔기 때문에 다른 반도체업체들의 독자개발 제품 시장은 거의 형성되지 못했다. 그러나 NEC는 대만 칩세트업체, 멜코 등과의 일련의 제휴를 통해 업계 최초로 연간 2조엔 규모인 PC용 메모리시장에서 독자제품의 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첫해 약 5백억엔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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