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에 따른 대우그룹 부품3사 향방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이 터져나오면서 대우그룹 전자부품 3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리온전기·대우전자부품·한국전기초자 등 전자부품 3사는 대우전자와 먹이사슬을 이루면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모기업 역할을 맡고 있는 대우전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주범 사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지난 3월부터 대우전자와 전자부품 3사는 「영상부문관계대책회의」를 정례적으로 갖고 있어 대우전자의 빅딜에 따른 영향은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자부품 3사는 빅딜에 관심을 갖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전자부품 3사의 진로는 크게 △대우전자와 함께 삼성으로 빅딜되는 경우 △대우전자와 떨어져 홀로서기에 나서는 경우 △제3자에 인수합병되는 경우 등 3가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대우전자와 함께 삼성으로 빅딜되는 경우

 현재 대우그룹의 전자부품 3사와 삼성그룹의 전자부품 3사는 공교롭게도 업종이 겹치고 있다. 이 경우 시너지효과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관과 오리온전기가 합병되면 두 회사의 브라운관 생산능력은 7천만개 규모에 이르러 세계시장(2억2천만개)의 32%선을 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세계 브라운관시장이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압력을 불러 일으키게 될 것으로 보여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일반전자부품에서 삼성전기는 일부 대우전자부품이 강점을 갖고 있는 콘덴서부문과 해외공장 중 폴란드공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회사의 사세차이가 너무 큰 데다 대우전자부품의 생산제품은 삼성전기가 구조조정 차원에서 줄였던 가전부문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의 합병은 국내 유리벌브시장의 90% 이상을 좌우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당장 경쟁사인 LG전자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LG전자 측은 유리벌브 확보에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을 방관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홀로서기에 나서는 경우

 전자부품 3사는 대우전자에 30∼40%를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대우전자가 빠져나간 자리를 단기간에 메우기가 쉽지 않아 영업부문 보강에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오리온전기의 경우 주주분배가 잘 돼있는 데다 대우그룹의 관계사에 투자한 2천억∼3천억원대의 무수익 자산이 회수될 경우 독자생존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전기초자도 올해 3백억원의 흑자를 기대할 정도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홀로서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이 전환기에 놓여 있어 앞으로 막대한 투자비 동원이 필요하다는 점이 문제다.

 ◇제3자에 인수 합병될 경우

 전자부품 3사 인수에 관심을 보일 수 있는 기업은 LG그룹이다. LG그룹이 대우의 전자부품 3사를 인수할 경우 완벽한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관의 경우 LG와 오리온전기 합병시 연간 생산능력이 4천2백만개 수준으로 삼성전관과 대등한 수준을 보이게 된다. 또한 LG의 취약점인 유리벌브 공급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됨으로써 오히려 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전자부품사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어떠한 형태로든지 빅딜대상이 되는 업체와 관련있는 업체들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데다 이들 업체와 연관이 있는 중소업체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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