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코사 "AMP인수" 왜 했나

 얼마 전 얼라이드사로부터 적대적 M&A에 시달려온 세계 최대의 커넥터업체인 AMP가 이번에는 우호적 인수설로 또 한번 커넥터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소방장비 및 전자부품 생산업체인 미국 타이코(TYCO)인터내셔널사는 최근 AMP를 1백1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인수조건에서 AMP는 경영권 보장과 성과급제 도입을 제안했는데 타이코사가 이를 받아들여 성사됐다.

 이에 따라 타이코는 AMP의 총주식 2억2천만주 중 20%인 4천4백만주를 주당 51달러에 매입,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짓는다는 것.

 타이코사가 이처럼 AMP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AMP가 지난 7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 내실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인수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 당시 AMP는 인력을 감축하기로 하고 계획된 인력 3천5백명보다 훨씬 많은 4천2백명을 줄였으며 생산시설도 전세계적으로 재배치하는 등 조직슬림화를 단행했다. AMP는 앞으로 10% 정도의 간접인력을 추가로 정리할 계획이다.

 타이코사의 기업인수에 따른 여파가 아직 한국AMP에는 미치지 않고 있만 조만간 닥칠지도 모를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대비, 한국AMP는 자구노력을 추진중이다.

 한국AMP의 김홍규 사장은 『기업인수에 따른 여파가 한국까지 오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본사에서 지난 2∼3년 전부터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생산가동률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AMP는 지난 9월 50여명의 지원인력을 감원했다. 본사 구조조정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따른 내수시장 침체가 더 큰 원인이었다.

 한국AMP는 하반기 일본AMP에 제품구매를 요청, 올해 1백20억원 규모의 제품을 공급하기로 합의했고 내년에는 2백5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 사장은 『한국AMP의 매출은 전세계 AMP의 매출액에서 1.5% 정도로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그렇지만 본사의 추가 구조조정에 대비, 생산가동률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에도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고 얘기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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