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방문했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 최고실력자 김정일을 면담하고 돌아오면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날개를 달게 됐다. 기존에 추진하던 금강산 관광 및 개발사업을 비롯, 공단조성사업 등 각종 프로젝트가 김정일의 「보증」으로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 명예회장의 방북성과는 현대그룹의 정보통신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반도체 빅딜과 맞물려 현대전자의 정보통신부문 빅딜 또는 해외매각 등 루머가 끊이질 않았는데 이번 정 명예회장의 방북으로 이를 일거에 잠재우게 됐고 이 부문 사업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전자 정보통신부문은 「LG로부터 반도체를 받을 경우 반대급부로 LG에 넘겨줘야 한다」느니 「아예 해외에 매각을 추진한다」느니 하는 각종 설에 시달려 왔다. 더욱이 최근에는 독일 지멘스사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을 겨냥, 1억∼2억달러에 이르는 투자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이같은 설이 더욱 증폭되기까지 했다.
이와 함께 국내 모든 정보통신업계가 극심한 경영난과 시장위축으로 빈사상태를 우려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후발주자인 현대전자는 역으로 신규진출 범위를 계속 확대, 무리한 투자가 아니냐는 업계의 눈치를 받아왔다. 실제로 현대는 박항구 부사장 영입 이후 전자통신연구원 출신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유치하는 등 단말기와 교환기는 물론 위성통신부문까지 겨냥하는 확대지향 정책을 추진해 왔다.
현대전자는 정보통신부문 빅딜론이 나올 때마다 『대북사업만 가시화되면 정보통신 시장에서도 선두권 진입이 가능한데 무슨 빅딜이고 매각이냐』며 이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이번 정 명예회장의 방북성과는 바로 이같은 논리에 힘을 실어주게 된 셈이다.
현대그룹이 앞으로 각종 대북사업에서 실질적인 독점적 사업자 위치를 확고히 한다면 현대전자의 정보통신부문도 한단계 도약할 것이 분명하다. 금강산 관광과 개발은 물론 모든 대북사업에서 통신망 및 수단의 확보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전자로서는 대북사업 지원에 필요한 단순한 형태의 통신사업뿐 아니라 아직도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이 지역 통신 인프라 구축에 직접 뛰어들 경우 엄청난 잠재시장의 초기 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 명예회장의 이번 방북성과는 현대전자가 정보통신부문에서 대북사업이라는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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