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nfo 98 이모저모

0...「보건의료정보 분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MedInfo가 「세계 보건의료정보망:21세기를 위한 비전」이라는 주제로 18일 오후 5시 공식 개막되자 지난 94년 이 대회 유치 이후 행사 준비에 갖은 노력을 해왔던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

특히 고창순 조직위원장은 개막식장을 가득 메운 1천2백여명의 국내외 의료정보 관련 학자 및 업계 관계자들을 보며 『사실 행사를 유치했을 때만 해도 심지어 의사들조차 의료정보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드물 때라 이 행사를 무사히 치러낼 수 있을지조차 우려됐다』며 『특히 지난해 말 우리나라가 IMF 관리체제에 들어가면서 이같은 걱정에 잠도 못이룰 정도였다』고 실토.

아울러 『20세기 마지막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21세기에 펼쳐질 선진 의료정보시스템을 우리 실정에 맞게 발전시켜 초기 단계인 국내 의료정보시스템 산업 발전은 물론 병원의 정보화가 급진전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

0...한편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교육강연에서는 연인원 1천명 이상의 국내 관계자들이 참석, 원격의료, 로봇과 가상현실, 병원정보시스템, 보건의료정보 보호 및 보안 유지 등 의료정보 관련 핵심 주제 20개에 대한 권위자들의 강연을 주의깊게 들어 최근들어 높아지고 있는 의료정보화에 대한 관심을 입증.

특히 이들 국내 참석자들은 대부분 인턴 및 레지던트, 의과대학생, 의공학과 학생, 기업체 연구원들로 밝혀져 우리나라의 의료정보화에 미래는 매우 밝다는 것이 추최측의 평가.

교육강연에 참석했던 한 의대생은 『장차 훌륭한 의사를 가늠하는 기준은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의료정보시스템의 활용도 여부가 가장 큰 덕목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 눈길.

0...MedInfo를 개최했던 선진국의 경우 개막식 주요 참석인사 중에는 해당 개최도시의 시장이 참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 개막식에서는 이례적으로 영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참석, 관계자들을 격려해가며 우리 정부의 정보화와 복지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

그러나 청와대가 이 행사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경호상의 문제 등으로 청와대 공보실이 언론사의 개막식 취재를 주최측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제한해 정작 이 행사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던 언론사들이 취재에 애로를 겪는 기현상을 빚어 이들 언론사와 주최측으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특히 경호실측은 개막 전날부터 행사장 내외를 이잡듯 뒤진 데 이어 개막 당일에는 임시 검색대 3개를 설치해 놓고 공항 통과시보다 철저한 보안검색을 실시, 천명 이상이 줄을 늘어서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하는 장면을 연출.

수차례 MedInfo에 참가했던 미국의 한 교수는 『한국이 처한 상황은 알고 있지만 학술대회에 참가하러 온 수 백 명의 외국 학자와 의사들을 상대로까지 철저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며 『이 행사의 주인공은 의료정보와 관련된 세계 각국의 학자 및 업계 관계자지 높은 분들이 아니라며 불쾌하다』반응을 보이자 주최측 관계자가 해명하느라 진땀.

이를 두고 이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나 영부인이 행사에 참가하면 최소 이틀간 연인원 1백명 이상의 의전과 경호 및 보안요원이 동원되는 것 같다』며 『차라리 이같은 예산을 줄여 수재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도와주는 것이 휠씬 유익할 것』이라며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권위주의와 행정 편의주의에 씁쓰레하기도.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