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프트뱅크, 야후에 추가 출자

일본 소프트뱅크가 최근 미국 최대의 인터넷 정보제공업체인 야후에 추가 출자를 결정했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증시의 네트워크 관련주가 급상승으로 현재 29%인 야후 출자비율을 겨우 2% 올리는 데 약 2억5천만달러(3백50억엔)를 투자해야 한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인터넷 산업은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의 소유자로, 8월 이후 자회사의 주식공개로 조달되는 자금의 상당 부분을 인터넷 관련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손 사장은 야후 투자 결정을 앞두고 회사 내부에서 제기된 『출자금액이 너무 많다』는 우려를 『야후는 앞으로 인터넷 사회를 지탱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말로 일축했다.

소프트뱅크는 곧 미 자회사를 통해 야후의 「제3자 할당 증자」를 전액 인수해 출자비율을 31%까지 높인다. 취득가격은 주당 1백83달러로, 2%를 취득하는 데 필요한 금액은 2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95년 말 야후의 최대 주주로 급부상해 두번째 주주인 창업자 제리 양의 출자비율 12%를 크게 웃돈다.

물론 2%의 추가 취득으로 두 회사간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가 추가 취득을 단행하는 것은 야후를 그룹 전체의 핵심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의 하나로 분석할 수 있다. 손 사장의 야후에 대한 확신은 그가 종종 피력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운용체계(OS)와의 비교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손 사장은 『빌 게이츠는 OS라는 플랫폼을 확고하게 쥐고 있기 때문에 항상 승자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도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후도 OS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플랫폼으로 정착시키면 콘텐츠 등은 저절로 모여들며 이에 따라 페이지뷰(열람 페이지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고 주장해 왔다.

분명 야후의 사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4∼6월기 결산에서 야후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백90% 늘어난 4천1백만달러, 실질 순이익도 8백만달러에 달했다. 또 지난달 말 시점의 등록 사용자수는 약 1천8백만명으로 3월 말보다 50%나 늘어났고, 페이지뷰도 지난달에는 하루평균 1억1천5백만 페이지로 3월보다 20% 증가했다. 주가도 꾸준히 상승해 현재 주가는 지난 3월보다 2∼3배 높은 2백달러 전후를 형성, 시가총액이 약 5천억엔에서 1조4천억엔으로 급상승했다.

특히 야후는 신문, TV 등 기존 미디어시장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상의 금융과 유통서비스 시장도 노크하고 있어 향후 성장성과 관련해서도 세계시장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국 네트워크 관련주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과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을 뿐, 실제 기업 수익력은 그다지 크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야후와 관련해서도 『실적 확대를 위해서는 서비스를 유료화해야 하나, 그럴 경우 야후 사용자수는 급속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네트워크 관련주의 급상승은 인텔, 컴팩컴퓨터 등 PC 관련기업의 실적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최근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PC 관련기업에 투자됐던 돈이 일시적으로 네트워크 쪽으로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인터넷 버블설」도 급부상하고 있는데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공개되는 인터넷 관련기업의 거의 대부분이 적자기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야후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을 잇따라 매입해왔다. 이들 기업은 현재 소프트뱅크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태주고 있는데 바로 이같은 사례가 손 사장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지난 4월 말 매입기업 가운데 하나인 지프 데이비스사를 뉴욕시장에 상장해 1천5백엔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는데, 이번 야후 추가 출자금도 바로 이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연결매출은 5천1백30억엔, 경상이익은 2백40억엔이다. 차입금은 거의 없는 상태이나 사채가 2천4백억엔이나 된다. 그러나 매년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2백억엔 정도에 불과해 자금회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소프트뱅크측의 설명이다.

소프트뱅크는 8월 이후 트렌드마이크로, 퍼스널소프트뱅크 등 산하 기업들을 잇따라 상장할 계획이다. 돌파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일본경제와 무관하게 소프트뱅크에는 새로운 돈줄이 계속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열린 소프트뱅크 주주총회에서 『언제까지 다른 기업을 사들이는 데 힘을 낭비할 것이냐』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이에 대해 손 사장은 『인터넷 관련 투자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어떤 힘도 손 사장의 의지를 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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