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439)

『아, 그날밤 혜경씨의 방에서 11시쯤 나섰습니다. 그리고 인천 쪽으로 향했습니다.』

『인천이라면, 연구실로 갔습니까?』

『아닙니다. 곧바로 간 것은 아니었고, 잠시 다른 곳엘 들러서 갔습니다.』

『어디였지요?』

『그것까지 말해야 하나요?』

『어쨌든 김환철씨 당신도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을 테니까 자세히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피곤해서 인천 송도의 한 호텔 증기탕엘 들렀습니다. 거기서 잠깐 쉬고 연구실로 들어갔습니다.』

『증기탕이요?』

『그렇습니다.』

『그 다음엔 어디에 있었지요?』

『그 후로는 연구실에서 계속 있다가 밤에 잠깐 외출했었습니다. 그 후 다시 연구소로 들어갔다가 오늘 아침에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 알리바이를 확인해 줄 수 있겠지요?』

『글쎄요. 저는 그렇게 행동했는데, 상대편은 어떻게 확인해 줄 수 있을른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낮에는 하루 종일 연구소에 있었습니까?』

『네, 송도 쪽의 제 연구실에 있었습니다.』

『연구실에는 직원들이 많이 있습니까?』

『직원이요? 개인연구실에 무슨 직원들이 있겠습니까. 대형 프로젝트가 생기면 몇명이 같이 일하지만 평상시에는 저 혼자 일을 합니다.』

눈빛의 흔들림이 없었다. 조 반장은 환철의 눈빛 흔들림을 확인하고자 애를 썼지만 여전히 태연했다. 만만치 않은 눈빛이었다.

조 반장은 조금 전에 경찰서에서 승민을 만나고 나서 혜경의 부검결과를 통보받았었다. 죽은 시간은 다음날 새벽이었다. 추정 사망시간은 새벽 01시 00분에서 01시 30분 사이였다.

『이곳에서 나간 것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글쎄요, 이곳 안내실에 사람이 늘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송도 쪽의 증기탕 종업원들이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곳에 도착한 시간이 언제라고 했지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는 못합니다만 자정 정도였습니다. 그때 텔레비전에서 이곳 광화문 쪽에서 난 화재가 심야뉴스로 나오고 있었으니까, 그때쯤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호텔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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