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롬드라이브의 후속제품인 CDRW(CD리라이터블)드라이브 사업을 놓고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대조적인 행보를 보여관심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멀티미디어 열풍이 불던 지난 90년대 초반에 CD롬 드라이브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높게보고 경쟁사들보다 한발앞서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적기에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LG전자의 CD롬드라이브는 국내외 시장에서 성가를 높이면서 효자상품으로 급부상했다.LG전자는 현재 연간 9백만대 수준의 CD롬 드라이브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일본 파나소닉과도시바에 이은 세계 3위의 CD롬 드라이브 제조업체로 도약했다.
LG전자는 이같은 선례를 등에 업고 CDRW 미디어와 CD 미디어,CDR(CD레코더블)미디어를 함께 사용할수 있는 차세대 CD롬 드라이브인 CDRW드라이브의 「기술자립」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아 한창 연구개발에 몰두해왔다.지난 5월에는 CD롬 드라이브와 CDRW 드라이브 개발팀을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그러나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에따라 CD롬 드라이브사업의 성공으로 세계적인 광기록매체 공급업체로 부상한 LG전자는CDRW드라이브등 후속제품 개발 및 공급난조로 인해 CD롬 드라이브사업에서 거뒀던 좋은 이미지가 퇴색되고 있는 것은 물론,CD롬 드라이브사업조차도 최근 대만업체들의 저가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외 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어 CD롬 드라이브의 성공이 이제그 막을 내리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LG전자의 기술자립 노력과는 상관없이,이미 미국 HP와 일본 리코사 등이 세계CDRW 드라이브시장 선점에 나섰으며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선발주자로 뛰어듬으로써,LG전자는 이제 CDRW 드라이브를 내놓아도 후발주자가 된다.선발과 후발의 차이가 시장성패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CD롬 드라이브에서 이미 경험한 LG전자로선 불안하기 짝이없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 3월에 해외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받아 우선 CDRW 드라이브를 시중에 선보이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다시 독자기술로 개발한 CDRW 드라이브를 내놓는 쪽으로 선회하는 등 사업추진을 위한 방향설정에서 부터 다소 흔들렸다.그리고 CDRW 드라이브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26배속 시장보다는 보다 성능이 향상된 제품을 내놓겠다는 LG전자의 개발정책도 설득력을 갖지못하고 있다.
이미 일본과 미국 업체들은 26배속 시장에서 쌓은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연말경 최대424배속 제품까지 출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LG전자가 1세대 시장에서 안정성에대한 검증도 받지못한 채, 2세대 시장에 뛰어들어 제품을 내놓을 경우 어느 정도 공략할 수 있겠냐는 얘기다.
여기에다 LG전자는 최근들어 세계 CD롬드라이브 시장에서 득세하고 있는 대만 업체들의 공세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에이서를 비롯한 대만업체들의 저가공세는 이미 세계 CD롬드라이브 시장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또 CDRW 드라이브의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이 LG전자를 더욱 초조케하고 있다.
이와관련,컴퓨터업계 관계자들은 요즘과 같은 국가적 구조조정기에서 LG전자가 종전처럼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생산투자에 나서는데는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따라서 이렇다할 결과물이 없는 CDRW 드라이브에 대한 기술개발및 생산 투자비용을 조달하기가 쉽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비해 CD롬 드라이브 시장에서 선수를 빼앗긴 삼성전자는 CD롬 드라이브 대체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CDRW 드라이브를 이미 출시하고 CDRW 드라이브에서 만큼은 선제공격으로 시장우위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1세대 CDRW 드라이브제품에 대한 신뢰성과 안정성을 테스트받으면서,동시에 핵심기술 개발및 부품업체와의 연계강화를 통해 올연말부터 독자기술을 다수 포함시킨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시장에서 브랜드와 제품 인지도를 먼저 쌓는 것이 향후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보고 관련기술을 총동원해 FDD(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와 CD롬드라이브,차세대 FDD 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CDRW 드라이브 시장개척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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