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3사들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독립국가연합(CIS)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총 18개 국가로 구성된 CIS지역은 수요가 한계에 이른 가전제품의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을 받아왔으나 최근 부쩍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연간 7백만대라는 어마어마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러시아가 정부차원에서 강력하게 통관업무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비밀경찰 5백여명을 투입, 핀란드 등 주요 통관루트에서 검문검색을 철저히 하고 있다. 물론 불법통관이 적발될 경우에는 전량 압수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가 이처럼 통관업무를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관세 때문이다. TV의 경우 러시아 관세는 무려 56%에 달한다.
관세수입이 주요 재정 수입원이 되고 있는 러시아 정부는 최근 부정부패 척결과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져왔던 불법통관을 발본색원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지역은 CIS내에서 가장 물가가 싸면서도 관세는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업체들은 시장공략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정당하게 관세를 다 물고 러시아 세관을 통관할 경우 비싼 가격 때문에 상품 판매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산 제품도 지난 94년 일반관세특혜(GSP)가 만료된 이후 우회통관 등을 통해 비싼 관세를 피하면서 CIS지역에서 호황을 누렸으나 올들어 까다로워진 관세장벽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가전3사는 물론 세계 가전업계는 수요가 무진장 널려있는 CIS지역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벌써부터 대책마련에 전전 긍긍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그 대책으로 국내 사정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현지생산을 통한 정면돌파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 3사는 이미 CIS 역내의 주요시장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현지생산법인을 가동하거나 조만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등 이같은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생산법인에서 TV, VCR, 카오디오 등을 생산, CIS지역 판매물량의 3분의 1 가량을 조달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러시아지역에는 3년 전에 공장부지와 골조건물까지 확보해두었다. 4백만달러를 들여 페테르부르크에 생산기반을 확보한 대우전자는 공장건립에 따르는 까다로운 행정절차 때문에 공장완공이 늦어지고 있지만 멀지 않아 현지생산이 가능하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카자흐스탄 공장 가동에 돌입하고 지난해부터 러시아 현지거래처를 통해 생산하고 있는 임가공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아직까지 CIS물량을 모두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는 LG전자는 환율문제 등 상황에 따라 현지생산물량을 조절한다는 방침이지만 적어도 내년부터는 현지생산물량이 50%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러시아지역에서 반제품조립생산 체제를 구축해 관세장벽을 돌파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현지생산에 나서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멀지 않아 현지생산공장 건설에 뛰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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