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에서 1대1로 대결을 펼치는 「모플(Modem Play)」게임도 이제는 지나간 유행. 올해부터는 근거리통신망(LAN)이나 인터넷으로 여럿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이른바 「넷플(Network Play)」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네트로CD, 매직프라자, 놀이나라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쩍 늘어난 체인형 게임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넷플의 인기비결은 한마디로 「혼자 하는 게임은 재미가 없다」는 것. 아무리 공략하기 어려운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롤플레잉 게임(RPG)도 일단 엔딩 장면을 보고 나면 재미가 반감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넷플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돈이 든다. 대부분의 가정에 인터넷 전용선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느린 속도로 인한 전화요금 부담을 안게 된다.
PC통신 초창기에 2천4백bps 모뎀을 썼던 채팅 중독자들에게 눈덩이처럼 불어난 전화요금 고지서가 날라들었듯이 일단 넷플에 빠지면 2∼3시간은 보통인 게이머들에게도 경제적인 문제가 뒤따르게 되는 것. 게다가 게임실력을 겨루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인터넷폰을 사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미리 시간을 정해놓고 동시에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물론 히트작 게임을 가지고 미지의 대상과 넷플게임을 해볼 수도 있다. 미국 번지소프트사의 「번지넷(http://www.bungie.net)」이나 블리자드사의 「배틀넷(http://battle.net)」에 가면 그 시간에 접속해 있는 세계 각국의 게이머들과 넷플이 가능하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전략게임 「미쓰」의 열성팬들은 번지넷 넷플게임을 위해 인터넷에서 수십명씩 모여 군대를 만들고 독특한 문양의 깃발을 내거는가 하면 독립된 사이트에서 정기모임을 갖고 전략회의를 하느라 부산하다. 번지소프트사의 정식 승인을 받아낸 미쓰 군단만도 2백개가 넘는가 하면 최근에는 한국군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틀넷 역시 롤플레잉 「디아블로」 마니아들로 언제나 북적거린다.
그러나 한가한 시간에 친한 친구들끼리 만나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넷플의 재미도 만끽하려면 네트워크 게임장이 제격이다. 1백Mbps급 이상의 고속회선과 17인치 대형 모니터가 설치된 게임장에서 커피 한잔 값인 시간당 2천∼3천원의 요금을 내고 느긋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
현재 네트워크 게임장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은 전략 시뮬레이션의 고전 「워크래프트」와 롤플레잉 최고의 히트작 「디아블로」, 한창 붐을 타고 있는 스포츠 게임 「월드컵축구」, 「NBA농구」 등이다.
네트로 CD체인점사업을 하고 있는 유레카미디어사의 이종문 사장은 지난해 7월 1호점이 생긴 이후 한양대, 중앙대, 명지대 등 대학가와 분당, 산본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이미 10개점이 오픈됐으며 올해내 체인점망이 약 50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는 게임개발사들이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플레이 모드를 지원하는 신작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넷플게임의 인기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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