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라넷 전문업체 버추얼아이오시스템(대표 서지현)은 벤처업체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는 모범답안과 같은 회사다.
94년 창업 이래 매년 20% 이상 꾸준히 매출을 늘려오다가 IMF한파로 업계가 움츠러든 지난해 말 인트라넷 환경의 통합 그룹웨어 시스템 「인트라웍스」로 90억원 물량의 일본수출을 성사시키면서 일약 스타업체로 떠오른 것.
정보통신 분야의 신생업체들이 너도나도 벤처를 자처하는 요즘 풍토로 보면 이 회사는 벤처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너무 성장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서지현 사장(34)의 생각은 다르다.
『회사의 매출규모나 직원수가 잣대는 될 수 없죠. 벤처란 말 그대로 모험산업이라는 뜻이니까요. 실패할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들지 않으면 결코 벤처가 될 수 없습니다. 인트라넷의 전망이 불투명할 때 개발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분명 벤처입니다. 하지만 만일 여기서 안주한다면 더이상은 벤처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겠죠. 이제는 인트라넷도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된 분야니까요.』
정부의 보호라는 우산 아래 도산의 부담도 없이 일하는 회사는 아무리 신생업체라 해도 벤처가 아니라는 게 서 사장의 주장이다. 그래서 버추얼아이오시스템은 위험이 따르더라도 전사원이 도전의식을 갖고 성취감을 맛볼 때까지 동고동락하는 쪽을 선택했고 그 결과 화제작 「인트라웍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사실 서 사장은 87년 연세대 전산과를 졸업하고 유학준비를 할 때만 해도 사업가가 될 생각은 못했었다. 아르바이트로 전산개발을 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친구들과 소프트웨어 하우스를 차리는 바람에 한국에 눌러앉게 됐고 내친김에 94년 법인까지 설립했는데 3명으로 출발한 회사가 어느새 30명으로 불어나고 1억원에서 시작한 매출이 늘어 올해 목표가 35억원이 된 것.
「인트라웍스」의 성공요인에 대해 서 사장은 한마디로 「쓰기 쉬운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인트라넷 제품이 E메일, 전자결재, 게시판, 문서관리, 스케줄관리 5가지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품질도 대동소이하다는 것. 다만 「인트라웍스」의 미덕은 아무런 설명 없이도 누구나 인스톨할 수 있는 쉽고 편리한 제품이라는 데 있다.
버추얼아이오시스템 직원들은 서 사장을 어려운 상사라기보다 허물없는 선배쯤으로 여긴다. 『얼마 전에는 새벽 2시에 집에서 일을 하다가 확인할 내용이 있어 회사로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안받더군요. 누구라도 한 사람쯤은 있어야 정상이거든요.
심상치 않다 싶어 여기저기 휴대폰을 해봤더니 글쎄 술집에 다들 모여있잖아요. 너무 화가 나서 집에서 입던 옷차림 그대로 술집으로 뛰어갔죠.』 직원들이 일을 내버려두고 술집에 있어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사장을 빼놓고 직원들끼리만 술을 마시러 갔다는 게 참을 수 없었다는 것.
이처럼 화기애애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사내 분위기가 권위적인 조직의 틀에 갇혀 있는 대기업과는 다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올해 동남아와 미국으로의 수출을 추진중인 이 회사가 벤처업체답게 앞으로 또 어떤 분야에 도전장을 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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