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쿨에 신세대 젊은이들이 몰리고 있다.
게임은 이제 단순한 오락차원을 떠나 PC와 반도체는 물론 컴퓨터그래픽과 애니메이션, 음향, 센서 등 첨단기술의 집합체다. 특히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이러한 첨단기술에 금형, 목공 등의 주변기술이 얽혀 캐릭터, 식음료, 인테리어와 같은 부대사업까지 창출시키면서 그야말로 엔터테인먼트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게임산업에 도전할 젊은이들을 양성하는 교육시설이 무려 3천군데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세계 최초의 게임스쿨인 「휴먼 크리에이티브 스쿨」을 비롯, 재학생수가 1천명이 넘는 매머드급 학원인 「동경 게임 디자이너 스쿨」, 그리고 전국 네트워크로 위성방송수업을 실시하는 「대대나무 학원」 등은 게임스쿨의 명문으로 입시경쟁마저 치열하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게임산업의 90%를 차지하는 일본의 저력은 바로 이같은 게임스쿨이 해마다 쏟아내는 풍부한 인적자원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게임개발뿐 아니라 기획, 시나리오 등 전분야에 걸쳐 인력층이 두텁지 못한 실정이다. 한국 게임업계가 세계적인 히트작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이 때문이다.
게임에 대한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은 대부분 독창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팀을 이뤄 개발에 나서지만 이를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각 개인의 기량은 뛰어나지만 골 결정력이 없는 축구선수들처럼 상품화의 문턱에서 아이디어를 사장시키고 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기획서 작성과 스토리보드 만들기, 그래픽과 프로그래밍, 시제품 만들기, 상품광고, 판촉계획 등을 익히고 게임업계와 공조해 시장으로 상품을 내보내는 포장술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붐을 이루기 시작한 게임스쿨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이러한 체계적인 교육에 대한 신세대들의 요구를 반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개설된 대표적인 게임스쿨은 LG소프트스쿨, 엔케이 디지탈게임스쿨, 아트센터, 숭의여전 컴퓨터게임과, 연대현대세가 게임스쿨 등.
이 가운데 지난 93년 3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LG소프트스쿨(전화 369-9851)은 국산 전략시뮬레이션인 「스톤엑스」의 개발진으로부터 경험담과 실무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며, 유통사인 에스티 엔터테인먼트가 같은해 5월 개설한 게임스쿨(515-1053)은 FE, 소프트맥스, 손노리, 드래곤플레이 등 현재 주목받고 있는 게임 개발업체로 활발하게 졸업생을 취업시키며 게임인력의 새로운 산실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아트센터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게임디자인 과정(711-8888)을 개설하고 매월 첫주 20명씩의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대학 정규과정으로는 유일하게 숭의여전이 올해 컴퓨터게임과를 신설했는데 모집정원 40명에 6백20명의 지원자가 몰려 15.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또한 가장 최근에 문을 연 곳으로는 지난 6일 입학식을 가진 연대현대세가사의 게임스쿨(361-3386)이 있다.
이밖에 게임이 미래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게임관련 정부부처에서도 개발사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업계와 학계, 관계가 공동설립하는 게임스쿨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현대세가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지하철에서 만화책을 펴놓고 보는 70대 할아버지와 주말이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게임장으로 나들이가는 부모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이처럼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사회의 개방적인 태도가 기반이 돼야 게임스쿨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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