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일본에는 초대형 디지털 위성방송사가 등장하게 된다. 지난 96년 가을 일본 최초로 통신위성을 사용하는 디지털방송(CS디지털방송) 서비스에 착수한 일본디지털방송서비스(서비스명칭:퍼펙TV)와 당초 올들어 동종 사업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었던 제이 스카이 비(J스카이B)가 대등합병, 새로 탄생하게 되는 「일본디지털방송서비스(스카이퍼펙TV)」가 그것이다.
우선 대주주사들의 면면이 모두 쟁쟁하다. 퍼펙TV측에서 출자하는 이토추상사를 비롯해 J스카이B측에서 출자하는 소니와 후지텔레비젼 및 소프트뱅크,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의 뉴스 등 5개사로 이들의 지분의 각 11.37%로 모두 같다.
이밖에도 퍼펙TV 주주사인 일본새트라이트시스템스, 스미토모상사, 닛쇼이와이, 미쓰이물산 등이 각 6.88%의 지분을 갖고, TBS도 5%의 지분으로 가담하고 있다.
TV방송의 핵심이 되는 프로그램 측면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퍼펙TV측이 이미 확보해 놓은 프로그램에 미국에 영화사를 두고 있는 소니와 이미 세계 각지에서 방송사업을 벌이고 있는 뉴스가 보유하고 있는 영화, 음악 등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 여기에 후지텔레비젼과 TBS의 방송프로그램 등까지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스카이퍼펙TV는 일본새트라이트시스템스의 통신위성 「JCSAT3」을 사용하는 퍼펙TV의 1백7개 채널에 J스카이B가 「JCSAT4」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었던 50개 가량의 채널을 합해 총 1백50개 정도의 채널을 제공할 계획이다.
게다가 주주사들이 출자비율에 따라 합계 2천억엔의 채무보증에도 응할 방침이어서 스카이퍼펙TV는 자금력 역시 막강하다.
지난해 말 디지털CS방송 서비스에 본격 착수한 미국 휴즈와 마쓰시타전기산업 주도의 디렉TV를 훨씬 능가하다는 사업 기반이다.
그럼에도 스카이퍼펙TV의 앞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는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대주주 5개사간 화음이 얼마나 잘 맞춰질 지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5개사가 각기 나름의 분야에서 최고의 업체로 통하는 만큼 개성도 강해 스카이퍼펙TV를 한방향으로 제대대 경영해 나갈지에 대한 의문인 것이다. 즉, 각기 이해가 다른 데 따른 불협화음의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불협화음의 가능성은 사실 퍼펙TV와 J스카이B간 합병협상 단계에서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퍼펙TV로 일본에 디지털위성방송시대를 연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토추상사는 서비스를 해보지도 않은 업체(J스카이B)와 동등한 대접(대등 합병)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번 합병 자체에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토추상사는 당초 단독으로 소니와 만나 「대등합병」을 거론해 교섭이 소니측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한 미쓰이물산의 행동을 「배신」으로까지 몰며 비난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 있을 지분 조정과정에서는 소니가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이토추상사는 두번째 대주주로 내려 앉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앞으로 소니가 사업방향을 주도해 나가려 할 때마다 이토추상사는 불만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J스카이B측 출자업체들도 이해가 제각각이다. 뉴스의 경우는 최근 몇 년간 머독 회장 주도하에 세계 각지에서 잇따라 신규사업을 일으키는 바람에 현재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 전개하는 CS디지털 방송사업에서는 흑자화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한 수익 증대에 최대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즉, 투자는 가급적 줄이고 조속한 흑자화를 꾀할 수 있는 경영전략만을 제시할 것이 뻔하다.
후지텔레비젼의 경우는 CS디지털방송사업에 대한 열의 자체가 점차 식고 있다. 그 배경은 이 회사가 CS디지털방송 참여를 결정한 직후 우정성이 오는 2000년 차기 방송위성(BS)을 사용한 BS디지털방송을 시작하는 동시에 지상파 TV방송의 디지털화도 개시하기로 결정, 디지털 방송미디어간 경쟁이 순식간에 CS, BS, 지상파간으로 확대된 데 있다.
현재 후지텔레비젼의 지상파방송 시청률은 1위인 일본텔레비방송망에 크게 뒤쳐지고, 3위 TBS와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업의 우선순위로 볼 때 CS디지털방송보다는 지상파방송에 더 힘써야 할 상황인 것이다.
소니만은 CS디지털방송에 적극적이다. 이미 스카이퍼펙TV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조만간 최대 주주가 돼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런 소니지만 CS디지털방송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까지 일을 실질적으로 처리해 나갈 인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현재 방송관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인재 확보에는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이해가 다른 대주주들을 만족시키며 사업을 이끌어 갈 인물을 구하기가 결코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카이퍼펙TV는 이런 내부사정을 안고 다음 달 출범한다. 그렇다고 외부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오는 2000년에는 강력한 경쟁 미디어가 될 BS디지털방송이 개시된다. 앞으로 2년안에 사정이 각기 다른 5대 주주를 한 배에 태운 스카이퍼펙TV가 정상 궤도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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