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자와 외자의 구매가격을 다르게 산정하는 국내 기업들의 구매정책이 일부 부품업체들로 하여금 생산을 포기하고 수입판매를 부추기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 내자로 공급해오던 부품업체 중 일부 품목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수입판매로 대체하고 있거나 이를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주요 세트업체들이 내자구매에서는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분만큼 구매가격을 인상해주고 있는 반면 외자구매의 경우에는 환율상승분을 1백%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에 공급업체의 입장에서는 내자보다 외자거래가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사는 합작 파트너인 일본업체가 개발,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부품을 국산화해 그동안 내자로 공급해왔으나 최근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동일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 업체의 국내 현지법인인 B사는 원부자재를 수입, 국내에서 조립해 시판해오고 있으나 국내 고객사들이 내자거래 대상품목이라는 이유로 구매가격에 환율상승분을 1백% 반영해주지 않자 조립생산을 포기하고 완제품의 수입공급으로 전환할 것을 고려중이다.
이밖에 국내에 생산 기반을 둔 해외 업체들의 현지법인들은 내자거래의 가격산정에 불만을 품고 외자거래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업체의 구매담당자는 『국내에서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니거나 바꿀 수 있는 거래처가 없는 경우 공급업체가 외자전환을 요구해 올 경우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이며 그러나 이같은 경우는 독점적 제품에만 일어날 수 있는 매우 제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외자로 전환하면 판매 가격에서는 어느 정도 득을 보겠지만 생산중단이나 포기에 따른 손실이 크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보편화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부품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납품업체가 일방적으로 내자를 외자로 전환하는 것은 일부 업체들의 독점적 지위 남용이겠지만 내자거래로 손해를 입고 있는 부품업체들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다』며 『내자부품의 가격인상 요인을 환율상승에 따른 원자재 구입비에만 국한하지 말고 기타 변동비나 고정비의 인상요인까지 포함시켜 내자와 외자구매 가격의 차이를 최대한 줄여주는 것만이 부품업체들의 수입 유발을 막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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