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2차전지시장 지각 변동 조짐

고금리, 고환율로 대변되는 기업의 투자여건 악화와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치면서 그동안 차세대 2차전지사업 진입을 적극 추진해왔던 대기업 및 중견업체들의 투자열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반면 LG화학, SKC 등 일부 대기업들은 2차전지를 그룹차원의 신규 집중육성 품목으로 선정, 투자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과 함께 21세기 최고 유망부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2차전지 초기 시장을 둘러싼 업계의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리튬이온전지(LIB) 등 차세대 2차전지에 대한 본격적인 시장참여를 위해 개발 및 투자를 적극 추진해왔던 대기업들이 최근 환율급등에 따른 투자부담 가중과 그룹의 자금경색 및 구조조정정책에 맞물려 당초 예정됐던 올해 투자계획을 보류하거나 IMF체제 졸업 이후로 늦추고 있다.

그동안 국내 차세대 2차전지 개발 및 투자를 주도해온 삼성전관은 자동차 등 그룹차원의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의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환율급등으로 LIB에 대한 신규 투자부담이 가중, 본격적인 양산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삼성은 이에 따라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이미 확보한 파일럿라인 중심으로 2차전지사업을 진행키로 하고 조만간 시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부품은 그룹차원의 신규투자 억제 방침과 대규모 투자재원 확보문제로 R&D를 제외하고 2차전지 시설투자가 내년 이후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며, 현대그룹도 그룹 내부적인 교통정리 문제가 남아 있는데다 그룹차원의 사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2차전지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효성생활산업은 최근 효성그룹이 계열사를 4개사로 대폭 축소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함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는 2차전지 투자를 전면 보류, 2차전지사업 계속 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태며, 한국타이어도 일찌감치 리튬폴리머전지로 방향을 선회, 당분간 R&D에만 사력을 집중키로 했다.

또 로케트전기, 서통 등 전문업체들도 현 상황에서 차세대 2차전지에 대한 본격투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아래 하반기 이후에나 파일럿라인 세트업에 대한 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타 2차전지사업을 추진해온 상당수 업체들이 설비 투자쪽보다는 기초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LG화학은 올해 LIB를 최우선 투자대상 품목으로 선정하고 파일럿라인에 이어 4백억원 안팎의 초기 자금이 소요될 본격 양산라인까지 예정대로 투자를 강행, 시장주도권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LG는 이에 따라 최근 조직을 강화하고 납기가 긴 장비를 중심으로 발주에 들어가는 등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SKC 역시 2차전지와 기술 및 공정이 유사한 기존 비디오테이프의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국내 LIB투자에서 선두권에 올라선다는 방침아래 현재 파일럿라인 세트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발 및 투자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R&D를 포함한 전 부문을 천안공장으로 통폐합, 올해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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