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되살아나는 반도체 산업 (1);프롤로그

「수출이 최고의 미덕」인 최근의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의 회생은 빅뉴스 중에서도 빅뉴스다. 총생산의 90%이상을 수출로 직결시키는 반도체 산업의 기상도는 곧 우리나라 경제의 사활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산업은 95년 최고의 수출 상품에서 최근 2년간 무역적자의 주범으로 급전직하하는 부침을 겪었다. 정권 교체기에는 재벌간 빅딜의 대상으로 집중 거론될 정도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 국내 반도체 산업이 최근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업체를 괴롭혀왔던 가격 급락 행진을 멈추고 안정세를 찾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변화를 5회에 나누어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반도체가 살아나고 있다. 95년 황금기를 맞은 이후 내리 2년 동안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걸었던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IMF라는 벼랑끝에서 수출 대표주자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가격이 올해 들어 서서히 안정되고 있다.

가격 안정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다른 무엇보다 기다리던 변화다. 안정된 시황은 곧 반도체 산업이 예측 불가능에서 예측 가능한 상황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16M와 64MD램의 시장 가격의 변화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에게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말 최저 1달러대까지 폭락했던 16MD램의 최근 현물시장 가격은 대부분 3달러대까지 회복했다. 모델에 따라 4달러에 육박하는 제품도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주력 메모리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64MD램의 가격 상황도 그리 나쁘지 않다. 미국 등 현물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최저 13달러대에서 최고 18달러대의 가격을 굳게 지키고 있다. 최저점이던 지난해말과 올해초보다 1~3달러정도 오른 셈이다.

더욱이 최근들어 D램의 가격 등락 그래프가 비교적 완만하다는 점에 반도체 업체들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회생하고 있다는 조짐은 해외 경쟁업체들의 움직임에서도 포착된다.

우선 최대 경쟁국인 일본의 경우, 상당수의 메이저업체들이 D램 사업 철수나 감산, 투자연기 결정을 내리고 있다.

조만간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던 대만 반도체업체들도 가격 급락에 대한 뒷심부족으로 추격의 에너지가 고갈돼 상당수업체가 파운드리 분야로의 전환을 추진중이다.

최근까지 세계 최대의 16MD램 생산업체였던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러지사도 「코스트절감을 통한 가격 우위」라는 전통적인 사업전략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전반적인 시장상황의 변화도 고무적인 편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는 EDO방식에서 싱크로너스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안정된 싱크로너스 방식 생산기술을 확보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의 마이크론이나 대만업체들은 EDO방식 16MD램 수준에 머물고 있어 현격한 경쟁력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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