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MCI는 커스토머 퍼스트 프로그램을 마침내 마케팅 부문으로 완전히 이전했다. 판매 및 서비스 부문은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등의 「마케팅 재료」의 사용을 중단하는데 동의했으며, 마케팅부에서는 고가치 고객들을 보유하는 데 더욱 매진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MCI가 다양한 부서와 매니저들의 활동을 평가하는 기본 잣대를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커스토머 퍼스트를 마케팅 산하에 갖다 놓는다는 생각은 필연적으로 오래가지 못했다. 이 프로그램은 곧 보유나 성장이 아니라 유치에 기반을 둔 전혀 다른 성공 기준에 자리를 내주었다.
마케팅 부문은 커스토머 퍼스트를 「퍼스널 생스」라는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이는 빈도수에 따라 보상하는 것이 기본 골격인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지금은 프렌즈&패밀리 리워즈라고 부른다. 마케팅부는 비록 이것이 마케팅쪽에서 실제 도입한 유일한 애착심 프로그램이지만 좀더 많은 고객의 매력을 얻어내기 위해 프로그램의 적격성 기준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보상 구조도 완화했다. 이에 따라 보상이 점차 줄어들자 결과적으로 회사의 고가치 고객들의 애착심을 높이는 것이 목적인 이 프로그램의 효과도 점점 없어졌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이를 계속 실시했다. 문제는 가장 귀중한 고객들의 애착심이 늘어난 정도가 아니라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체 고객 수에 따라 성공을 측정했다는 점이다.
MCI의 기업문화 또한 장기적인 고객 보유에는 역작용을 했다. 기업가정신에 바탕을 둔 이 회사의 고속 관리 체제는 그들이 유치한 고객 수를 매일 계산할 만큼 성급했다. 보유하고 있는 이들 고객들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측정하는데는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고객 보유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여기에는 장기적인 잣대와 끈질기고도 신중한 접근법이 요구된다. MCI의 상급 관리층은 배려하는 기간이 전혀 없었다. MCI의 경우 「진정 추구할 가치가 있는 유일한 마케팅 프로그램은 네트워크 TV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라는 유명한 좌우명이 딱 들어맞았다. 프렌즈&패밀리에는 이 같은 잠재력이 분명히 있었고 네트워크 MCI에도 있었다. 그러나 커스토머 퍼스트에는 없었다.
경영진 또한 마케팅쪽의 인센티브 구조를 재구축할 시간이 없었다. 이는 감소에 대한 벌칙이 아직도 마련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유치수가 지난해 수준만 돼도 금메달감이었다. 여유가 있으면 예상고객을 프랜차이즈 내에 추가하거나 상품유인책을 별도로 내놓는 데 허비했다. 마케팅 부서가 이를 실시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윌리 서튼이 은행털이에 대해 말했듯이 「그곳에 돈이 있기 때문」이었다.
<추신: 최상의 고객을 늘리는 법>
이 같은 실패를 몰고 온 모든 갈등에도 불구하고 커스토머 퍼스트의 한가지 요소는 지금까지 살아 남아 이 순간에도 번창하고 있으며 MCI에 끊임없는 이익을 안겨 주고 있다. 커스토머 퍼스트 프로그램으로 자사 고객 중 상위 5%를 격리시킨 후 MCI는 이 안에서도 지출이 많은 훨씬 선택적인 그룹을 찾기 위해 조사했다. 그러자 이 상층부 내에서도 약 3%가 일반 주거 장거리 전화요금으로 각각 매달 5백 달러 이상을 지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고객의 수는 1만5천명으로 MCI의 전 미 소매 고객기반의0.1%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회사 매출의 7% 이상을 가져 다 준 것이었다.
MCI는 커스토머 퍼스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이들 최상위 엘리트 고객들을 위한 초호화 특실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커스토머 퍼스트 주위에 이미 구축했던 것보다 훨씬 침투 불가능한 벽을 엘리트 고객 주위에 구축할 수 있었다. 최고의 고객 서비스 대표 40명으로 특수 팀을 구성하고 콜 센터의 특별 지역 내에 완전히 차별적인 종류의 고객 서비스 조직으로 운영했다. 이 특수 팀은 소규모 팀제로 자체 관리 계획에 따라 운영됐다. 공식적인 감독관도 없었다. 그 대신 대표들은 자신의 상급자 뿐만 아니라 동료나 하급자들에 의해 「360」 요원 평가를 받았다.
각 대표들은 무선호출기를 차고 항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일련의 명함도 받았다. 각 대표는 특별 엘리트 고객 그룹에 대해 책임졌다. 대표들은 이들 고객들에게 전화나 편지를 통해 프로그램을 알리고 또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미래의 안건에 대처하기 위한 제안을 보냈다. 이들 고객이 담당 대표들에게 「삐삐」를 치는 일은 결코 없었으나 단순히 호출기를 찬다는 것만으로도 대표들의 서비스 정신과 「자신이 맡은」 고객에 대한 태도가 개선됐다는 사실을 MCI는 발견했다.
MCI의 한 전직 임원의 말에 따르면 MCI는 모든 고객들에게 이 같은 특별대우를 제공할 재원이 있었더라면 하고 바랬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는 우선순위를 매기지 않을 수 없었다. MCI가 다른 고객들에 우선해 애착심을 유지하기 바랬던 고객은 바로 이들 특별 고객이었음은 분명했고 또 아직도 그렇게 하고 있다.
비록 커스토머 퍼스트가 MCI의 자체 내부 갈등으로 실패했지만 비록 성공했을지라도 우리가 차후에 논할 고객 보유 전략의 겉만 핥았을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MCI나 아메리테크, 케이블&와이어리스와 같은 통신 회사들은 실제로 대단히 커스텀화한 협력적인 개별 고객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회사 고객과의 학습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으며, 이 회사에 대한 고객의 애착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보다 높은 단일마진까지 보장한다. 이 같은 보유 노력 뒷면에 숨겨져 있는 역학에 대해서는 다음 7장에서 논의할 계획이며, 8장에서는 다시 텔레컴 업계로 되돌아와 좀더 구체적인 문제들을 도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우선은 「어떤 고객들이 유지하기에 가장 적절한 것인가」라는 문제는 물론 「어떤 고객이 늘리기에 가장 쉬운가」를 이해하기 위해 「고객들은 어떻게 서로 다른가」라는 문제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그 고객이 동일한 고객이 아닐 수도 있으며 또 엔터프라이즈가 고객을 좀더 오래 보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은 고객을 좀더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과 항상 똑같은 것은 아니다는 점에 유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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