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타개를 위해 유통업체들이 과감한 영역파괴를 시도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창고형 할인점, 양판점 등 유통업체들은 고객유치 및 매출확대를 위해 기존 유통방식의 틀을 깬 새로운 판매기법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IMF 한파와 할인점의 득세로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는 백화점업계의 판촉전략은 가전제품 기획모델 또는 매장 전시제품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올들어선 재래시장, 양판점 등에서나 볼 수 있는 벼룩시장, 경매행사 등의 판촉전략을 도입했다.
뉴코아백화점은 지난 1월 본점 5층 전체 매장을 부도업체 상설할인매장으로 전환한 후 매출이 5배 이상 크게 늘자 전국 14개 점포 가운데 8개 점포의 1개층을 아예 벼룩시장을 겸한 대형 상설할인매장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가전제품, 가구 등을 절반가격에 공시, 최고금액을 써내는 고객에게 판매하는 경매행사를 실시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9일 29인치 컬러TV, 10㎏급 세탁기를 경매방식으로 판매하는 특별경매전을 실시했다.
프라이스클럽, 킴스클럽, 까르푸 같은 창고형 할인점 업체들도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서나 실시하는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프라이스클럽과 킴스클럽은 제품 판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전 제품의 묶음판매를 고수한다는 본래 방침과는 달리 IMF 영향으로 급증한 알뜰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최근 들어서는 낱개판매도 실시하고 있다.
까르푸도 제품 가격을 추가 할인해주는 기획전을 월 1회씩 실시하면서 전단지를 제작, 매장 인근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가전 양판점인 전자랜드21은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단순유통 외에도 지난해부터 이월상품 및 전시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아웃렛 매장을 신설, 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중고 가전제품, 중고 도서 등을 취급하는 중고제품 전용 매장을 다음달에 신설하기로 했으며 중고제품 보상판매 및 직거래 장터를 상설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은 업태별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왔으나 최근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매출이 크게 줄어들자 타 업태의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는 등 과감한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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