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영화의 비디오 제작방식을 개선하자』
서울 80만5천명,전국 1백48만명의 관객을 동원,지난해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접속」을 비디오로 제작한 명필름(대표 이은택)이 기존의 제작관행을 향해 던지는 일침이다.
「접속」(스타맥스 출시)은 돌비서라운드 음향,네가텔레시네(NTC)방식의 화면전환 등 양질의 음과 화면으로 무장하고 13일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이같은 시도는 국산영화로서는 처음이어서 관심을 끈다.
최근들어 「할렐루야」 「넘버 3」 「노는 계집창」 「억수탕」 「마지막 방위」 등의 인기에 힘입어 국산영화에 대한 비디오 대여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들은 주변 소음에 대사가 묻혀버리거나,외국영화에 비해 화질이 뒤떨어지는 단점들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는 가까운 비디오 대여점을 찾아 외국영화와 국산영화 비디오를 1편씩 구해 감상해 보면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기존 한국영화계의 비디오 제작관행은 극장상영을 위해 이미 완료된 작업에 의존해 왔다. 음향작업의 경우 극장상영을 전제로 최종 믹싱된 사운드 소스를 극장영사를 위한 필름으로 전환(광학녹음)하고 이를 다시 화면과 함께 비디오용 사운드로 전환(텔레시네)하고 있다. 화면의 경우에도 극장상영을 전제로 색보정한 양화(포지)필름에서 포지텔레시네(PTC)작업을 거쳐 비디오 화면으로 전환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필름전환작업은 음향 및 화면에 대한 극장의 재생시설과 가정용 비디오의 재생환경간 편차를 외면한 방식이라는 것이 명필름측의 설명.
이에 반해 「접속」은 별도로 비디오 재생을 위한 믹싱(녹음)버전을 디지털상태에서 만들고,이를 가정용 비디오의 마스터테이프 사운드채널에 화면과 일치시켜 수록했다. 특히 돌비스테레오 방식을 채용,일반 소매용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복제될 수 있고 각 가정의 재생기 수준에 따라 돌비서라운드로 복원해 감상할 수 있다.
화면작업에도 각 쇼트마다 비디오를 위한 별도의 색보정이 가능하고 원판필름에서 곧바로 비디오로 전환할 수 있는 네가텔레시네 방식을 채택,양질의 비디오 화면을 만들어냈다.
명필름이 녹음(블루캡),네가텔레시네(LIM) 등 「접속」의 비디오 전환작업에 투자한 돈은 1백40만여원에 불과하다. 국내 영화산업계가 관련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결국 성의부족이라는 이야기다.
비디오는 물론이고 지상파TV,케이블TV,위성방송,DVD 등 영화의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신매체들의 영화관련 시장규모가 상영관의 시장규모를 앞지른 지 오래다. 한국영화에 대한 비디오 제작방식의 개선은 1백40만원어치의 사치가 아닌 반드시 선택해야 할 필수조건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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