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특집Ⅱ-21세기를 준비한다] 유망 기술.. 멀티세상 「활짝」

「좀더 빠른 처리, 더 편리한 이용」. 21세기 정보사회를 겨냥한 전자, 정보통신관련 기술의 지향점이다. 각 분야별로 구체적인 목표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멀티미디어 정보를 완벽히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 분야별로 기술발전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통신

전문가들은 차세대 데이터 전송기술로 디지털 가입자회선(DSL)과 케이블 모뎀을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 기술은 올해를 기점으로 오는 21세기 초를 좌우하는 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특히 DSL은 기존 전화회선을 이용해 고속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화업체들 사이에서 이용이 급속히 늘고 있다. DSL은 광섬유 같이 비용이 많이 드는 인프라를 깔지 않고도 전화선을 이용해 현재의 모뎀보다 50배 이상 빠른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 DSL은 이론적으로 9Mbps의 전송이 가능하다. 하지만 1Mbps에서부터 전송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속도를 갖고 있어 아날로그 모뎀 가운데 최고 속도를 갖는 56kbps모뎀의 뒤를 잇는 기술로 받아 들여진다.

DSL을 통해서는 그동안 전화선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믿어졌던 음성, 텍스트, 그래픽 등 멀티미디어 정보의 신속한 전송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주문형 비디오(VOD), 원격 근거리통신망 접속, 비디오 콘퍼런싱, 재택 근무, 원격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DSL기술은 ADSL(비대칭DSL), CDSL(소비자DSL), HDSL(고비트전송DSL), IDSL(디지털종합통신망DSL) 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ADSL기술은 낮은 비용과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갖고 있어 미국 지역전화업체들을 중심으로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도 이미 표준화에 성공,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컴퓨터

올해 컴퓨터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성능향상 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데스크톱PC와 워크스테이션간의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윈도NT기반의 PC서버도 프로세서를 다중처리방식으로 8개,10개까지 탑재, 대용량 애플리케이션처리 등 하이엔드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유닉스서버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들이 기존 컴퓨터 및 네트워크 자산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전체 전산비용을 낮출 수 있는 시스템환경을 선호함에 따라 넷PC나 네트워크 컴퓨터 등 원격 관리기능을 특징으로 하는 제품이 전면에 부상할 전망이다.

먼저 PC분야에서는 당장 이달 하반기부터 펜티엄II 후속버전인 3백33MHz 「데슈츠」를 탑재한 데스크톱제품이 나올 예정인데 이 경우 최고 64M 메모리와 4GB HDD, 그리고 AGP 3D기술 등을 갖춰 성능면에서는 워크스테이션과 맞먹게 된다.

또 컴퓨터내의 여러 장치간이나 주변기기와의 데이터를 주고 받는 인터페이스기술도 크게 향상돼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나 IEEE1394,파이버채널,무선적외선 등 기존 속도를 뛰어 넘는 기술들이 본격 채용될 전망이다.

서버 분야에서는 지난해부터 속속 발표되기 시작한 8웨이방식 윈도NT가 올해 주력기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업체들의 경우 32웨이까지 윈도NT 시스템을 확장, 기간업무 및 트랜잭션 등 그동안 대형 유닉스서버 및 메인프레임이 처리하던 업무까지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SW) 기술은 사용자 중심의 쉽고 간편한 기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예가 음성인식 SW.

분석가들은 음성인식 기술의 향상으로 지금까지 미미한 수준에 그쳤던 제품 판매량이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사람의 음성을 완벽히 인식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말한 21세기의 「듣고 보고 말하는 컴퓨터」의 등장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사용자가 인터넷을 보다 풍부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SW 기술의 발전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웹을 구성하는 표준언어로 자리잡아온 하이퍼 텍스트 마크업 랭귀지(HTML)를 대신할 익스텐서블 마크업 랭귀지(XML)가 차세대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인터넷 기술 표준화 단체인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이 최근 국제 표준으로 권고한 XML은 텍스트 중심이 아닌 데이터 중심의 언어로 홈페이지 구축 및 검색 기능이 향상됐고 구조화된 데이터베이스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MS는 이 언어가 표준화되면 브라우저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등에서 그래픽 정보가 많아지면서 보다 생생한 전달해주는 3차원 그래픽 소프트웨어 기술 또한 각광받는 분야이다. 이에 따라 최근은 MS, 휴렛패커드, 실리콘그래픽스 등 주요 업체들이 속속 이 분야에 진출하면서 시장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해커 방지를 위한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사용자 인식 SW 기술 개발 노력도 활기를 띠고 있으며 지문이나 홍채 인식 SW를 채용한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반도체

지난 94년 최초로 제기된 이후 4년여간 반도체업계의 뜨거운 이슈가 돼온 웨이퍼의 3백mm화가 본격 도입될 전망이다.

3백mm웨이퍼를 사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면 현행 2백mm웨이퍼에 비해 1장당 2배정도 많은 칩의 생산이 가능해 반도체 개당 생산원가를 20% 가량 줄일 수 있다는게 업계 정설이다.

그동안 3백mm웨이퍼 도입 시기를 놓고 각 업체들은 상당히 부심해 왔다. 선례가 없고 검증되지도 않은 첨단분야에 먼저 진출해 시행 착오를 겪기에는 투자부담과 위험부담이 너무 크고, 그렇다고 해서 장비의 수율과 안전성 등이 모두 검증된 이후 참여하면 다른 업체에 상대적으로 뒤쳐져 이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협조 관계에 들어간 3백mm 표준화 양단체인 세리트와 I300I(인터내셔널 300 이니시어티브)가 올해부터 3백mm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견해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특히 3백mm 표준화 단체인 세리트는 회원업체 가운데 2개사가 시험 생산 라인 건설을 공식 표명했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뿐만 아니라 장비업체들도 지난해 말부터 3백mm와 관련된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3백mm화를 향한 반도체업계의 행진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업계의 기술적인 이슈는 3백mm화에 집중되고 있다.

◇기록매체

전자산업 중 기술발전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기록매체에서는 21세기 주도권을 둘러싸고 광디스크와 광자기디스크간 대용량화 경쟁이 매우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먼저 광디스크에서 21세기를 주도할 매체로 기대되는 것은 지난 96년 말 상품화되기 시작한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를 바탕으로 하는 차세대 DVD.

현행 DVD의 기록용량은 재생 전용의 경우 단면 4.7GB, 고쳐쓰기기능의 DVD램은 2.7GB이지만 차세대 DVD는 기록용량이 최소한 십수 GB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차세대 DVD를 겨냥해 재생전용에서는 단면 15GB, DVD램에서는 단면 4.7GB를 실현한 시작품이 히타치제자소, 파이오이나 등 일본 업체들에 의해 개발됐다.

차세대 DVD의 대용량화는 정보기록밀도를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데 기본 골격은 현행 DVD와 같게 해 호환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차세대 DVD 실현에 불가결한 고성능 광원의 개발도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제품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니치아화학의 파장 4백nm 청자색반도체레이저로 실용화에 필요한 1만시간 수명을 이미 확보한 상태이다.

한편 광자기디스크에서는 미국의 테라스토가 개발한 평방인치당 면기록밀도 14Gb의 대용량화 기술이 차세대를 주도할 것으로 주목된다. 이것은 부상형 헤드를 채용해 구조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비슷하다. 기록과 재생이 가능하고, 고품위TV(HDTV)의 경우 2시간 15분 분량(영화 1편)을 기록할 수 있다.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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