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기네스] 하이콤 유미순 개발팀장

국내 게임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게임프로듀서라는 신종직업이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층의 시선을 끌고 있다.

게임제작을 총괄 지휘하는 게임프로듀서는 게임산업이 발전한 미국이나 일본에선 이미 영화감독 못지않게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선 아직 낯선 직업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국내 개발사들은 주먹구구식으로 게임을 제작해온 탓에 아직까지 게임프로듀서라고 내세울 만한 사람은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게임전문 업체인 하이콤(대표 한영조)의 개발실 팀장을 맡고 있는 유미순(27)씨는 몇 안되는 게임프로듀서중의 한 사람. 국내 여성 게임프로듀서 1호인 유팀장은 이 분야에선 게임제작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으로 통한다.

지난 90년에 그래픽디자이너로 게임분야에 뛰어든 유팀장은 5년전 오락실용 게임제작업체에서 하이콤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게임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7년 가까운 세월을 늘 게임과 함께 해왔다.

게임유통업체인 하이콤이 최근 PC게임 개발사로 의욕적인 변신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은 한영조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크게 작용했지만 그 이면에는 게임제작 경험이 풍부한 유팀장이 이끌고 있는 개발팀에 대한 믿음이 한몫했다는 것이다.

유팀장이 게임제작에서 한 부분을 맡고 있는 그래픽디자이너에서 게임제작을 총괄하는 게임프로듀서로 입문한 것은 지난해이다. 개발실에 대한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자체 게임제작 임무를 맡은 유팀장은 여러번의 실패와 좌절을 맛본 끝에 지난해 8월 처녀작인 「푸쉬푸쉬」를 세상에 내놓았다. 조금은 엉성한 게임패키지를 손에 든 유팀장은 일찌기 경험해보지 못했던 흥분과 기쁨을 맛보았다고 한다.

이 게임은 시장에선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유팀장은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물론 회사내에서도 유팀장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번에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엿기 때문이다.

그런 믿음은 두번째 작품에서 어느정도 현실로 드러났다. 대전액션게임을 유난히 좋아하는 유팀장의 두번째 연출작인 「코룸」에서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롤플레잉(RPG)에 액션을 가미한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이 게임은 지난 4월엔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문체부로부터 이달의 우수게임을 선정됐지만 처음으로 시도되는 장르인 탓인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국내 게임시장에 액션 롤플레잉(RPG) 붐을 야기시키는데 촉매역할을 했다.

하이콤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올 겨울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판권을 확보한 게임을 포함해 총 6개의 국산 타이틀을 출시할 예정인다. 모두가 좋은 작품들이지만 하이콤은 자체 제작한 「코룸2」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만큼 유팀장의 실력을 믿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 만큼은 유팀장도 적지않은 기대를 안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이 작품에 모두 쏟아부은 만큼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에서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프로듀서로서 유팀장은 한가지 작은 꿈이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소재를 발굴해 전혀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제작, 세계 게임마니아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유팀장은 때로는 형제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개발실 동료들을 격려하며 오늘도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밤을 지새우고 있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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