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산업 부도로 표류하고 있는 선인상가가 상인 공동명의 인수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선인상가 대책위원회」(위원장 고광철)는 최근 「대책위원회 결성 및 설명회」에서 선인상가 대책에 대해 두가지 방안을 강구중이었다. 첫번째 대안은 우선순위 채무변제 대상인 금융권측과 협의를 통해 우선 일정부분 채무변제로 권리를 상인들에게 넘겨 영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러나 최근 IMF 구제금융 이후 금융권들이 「살아남기 전략」의 일환으로 대출금 회수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제 1대안을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 2대안으로 경매처분시 상인 공동명의의 회사를 설립해 상가를 인수하는 방법을 대책위원회측은 고려하고 있다. 제 2대안을 추진할 경우 현재 선인상가의 경매 낙찰가격은 대략 5백억원선. 입주상인들에게 부담되는 금액은 3천만원선이다. 1천2백50명의 임차인이 공동부담할 경우 3백75억원 수준. 매장 평형별로 증액하면 경락가인 5백억원선을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1천2백50명의 임차인은 공동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임차인들은 영구임대로 전환하게 된다. 더이상의 운영관리사 부도로 인한 영업 불안을 없앨 수 있다.
현실적으로 3천만원이라는 돈을 업체별로 일시에 거둬들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3천만원은 업체에 따라 쉬운 일일 수도 있고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성수기인 12월 들어서마저도 경기는 썰렁하다. 따라서 상인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또 기간도 문제다. 현재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다. 채권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 채권을 확보하려는 입장이다.
반면 1천2백50명의 임차인들의 자금확보란 각기 사정이 달라 일시에 거둬들일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대책위원회측은 금융권과의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은행에 대출을 요구하기는 힘든 실정이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기존 대출금 회수 유예 등 자력의 기간을 갖자는 것이 대책위원회의 속사정이다. 이에 따라 대책위원회는 오는 19일 공동모임을 갖는다. 현재 진행돼온 과정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공동의 의견을 모아보자는 취지다.
선인상가의 상인들의 마음은 초조하다. 대책위원회 또한 매일 대책마련에 여념이 없다. 경기침체에 상가의 존립마저 위기에 처한 설상가상의 처지다. 상인들의 생존권과 관련된 일인만큼 이번 선인상가의 부도 해결은 앞으로 상가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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