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엔터프라이즈 원투원 (3);뮤직콘돔 (2)

"우리들 주변의 장치나 기계들이 우리들 각자의 취향을 기억하며 우리의 요구를 예지할 수 있을 때가 곧 다가올 것이다."

마이크로칩의 경우 계속해서 가격은 낮아지고 크기는 작아지는 반면 성능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정보처리 부문의 실제 가격대성능비는 1년 내지 1년반마다 두배씩 늘어나고 있다. 이는 거의 실감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이다.

지난 1978년의 「크레이1」 슈퍼컴퓨터는 초당 1억6천만 명령어를 처리했다. 당시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빠른 컴퓨터였다. 그러나 소니가 1995년에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 비디오 게임기는 크레이보다 3배나 강력한 초당 5억개의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었다. 특히 크레이1의 가격이 2천만달러였던 반면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매가는 불과 2백99달러에 불과했다. 즉, 오늘의 슈퍼컴퓨터는 내일의 비디오 게임기가 되는 셈이다.

크레이 슈퍼컴퓨터는 비싼 가격 때문에 많이 판매되지는 못했다. 반면 소니는 미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지 일주일만에 10만대가 팔렸다. 만약 당신이 크레이1의 잠재고객이라면 이 기계를 도입하기에 앞서 먼저 이것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2백99달러짜리 플레이스테이션을 도입하는 데는 그다지 큰 위험부담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마이크로칩은 끊임없이 우리 주변으로 스며들고 있다. 뉴욕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벌써 자동차나 트럭이 사고가 나면 911 구급대에 자동적으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차를 개발해 시험하고 있다. 네살난 조카로부터 받은 약 10초 분량의 새해 인사를 녹음한 연하장은 1950년 당시 전세계에 존재했던 총 프로세싱 파워보다도 더 많은 파워를 내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칩을 애완동물의 피부속에 고통없이 삽입하면 잃어버린 푸들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것이며, 이를 타이어 속에 내장할 경우 압력이나 균형 및 접지면 마모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다. 필립 모리스사는 흡연자의 입술로 전해지는 압력을 측정한 다음 담배 연기를 공중으로 보내지 않고 직접 흡연자의 입안으로만 조금씩 보낼 수 있는 마이크로칩을 내장한 담배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산디아 래버토리즈는 주인만이 쏠 수 있고 미성년자는 사용할 수조차 없는 「스마트 건」을 개발하고 있다.

또 미국의 한 기술자는 마이크로칩이 내장된 공기 주머니를 사용해 운전자의 몸체나 체중에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지능 시트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와 똑같은 기술을 사용하면 평상시 걸을 때와 조깅할 때, 달릴 때를 구분해 모양을 자동적으로 바꿀 수 있는 운동화를 만들 수도 있다.

이탈리아의 한 물리학자는 마이크로칩을 내장, 사용중 구멍이 나면 자동적으로 베토벤의 음악이 나오는 콘돔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TV와 PC 중 어는 쪽이 실제로 가정내의 대화형 플랫폼으로 진화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電子 프로토콜과 포맷을 포함한 단기적인 문제와 관련된 부차적이며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이같은 논의의 결과가 논쟁거리가 될 수는 없다. 한 기술자의 말을 빌리자면, 『컴퓨터 산업은 자동차가 말을 수렴했듯이 TV산업을 수렴해가고 있다』 물론 실제로는 컴퓨터는 TV나 자동차는 물론이고 전화, 손목시계, 냉장고, 신용카드, 연하장, 헤어 드라이어, 담배, 화장실, 타이어, 냉장식품 포장, 운동선수의 운동화, 콘돔 및 부엌 싱크대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수렴해나가고 있다.

사실상 우리가 사는 환경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새로운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다음과 같은 상황을 얼마든지 상상해볼 수 있다.

*미성년자는 피울 수 없는 담배

*주인 이외는 어느 누구도 운전할 수 없는 자동차

*매일 (또는 하루에 4번씩) 복용하라고 독촉 신호를 보내는 알약

*기온이 내려가면 안감 격리층을 팽창시키는 겨울 코트

*큰 소리로 부르면 현재 있는 곳을 알려주는 선글래스

*셋팅하라고 스스로 알려주는 자명종

*전자레인지에서 모든 것을 자동적으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셋팅한 전자레인지 전용 음식 포장

*개폐시 신호를 보내는 한편 쇼핑 목록을 자동적으로 갱신하는 상품 포장

*음성으로 말하면 자동으로 열리는 상품 포장

월트 디지니의 영화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마법의 성과 같이 우리들의 집도 수십 또는 수백개의 말하는 기구와 도구, 시계는 물론 세탁에서 요리 개폐 준비 및 수리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치들로 가득할 것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자체적인 동력으로 돌아다니고 필요하면 모양도 바꿀 수 있다. 또 그들 주인인 인간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계획과 의도에 따라 무선으로 전화를 걸어 데이터를 갱신하거나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컴퓨터 과학자들은 이미 로보트 장비들이 공동의 목적을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한편 서로를 가르쳐주고 또 함께 있으면서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방법, 즉 로보트의 사회적 예의규범에 대한 연구에 이미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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